신령한 오름 영주산에 가다

 

제주에 영주산이 두 곳이 있다.

 

영주산은 신선이 산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는데, 

 

영주산은 원래

한라산의 옛 이름 중 하나이기도 하고,

오늘 쓸 오름의 이름이기도 하다.

 

신선이 머무는 오름.

너무 멋지지 않나?

 

영주산 입구에 주차를 하고

오름을 바라보면, 

초지로만 된 언덕이 귀엽게 

봉긋 올라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봄에 이 언덕을 올라가면

다양한 들꽃들을 볼 수 있어 좋다.

 

보기에 아주 얕은 동산 같아 보이지만, 올라가보면...

 

이 언덕만 보면 쉽게 올라가겠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언덕을 올라가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다.

 

눈 앞에 다시 비슷한 언덕이,

아니 조금 더 올라가야 하는 언덕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하... 언덕이 또 하나 있네...

 

처음에 갔을 때는 사실 첫 번째 언덕만

오르고 돌아갔었다.

 

아마 많은 관광객들도 그렇게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언덕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하다.

 

처음 난 이 언덕을 보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푸른 초원이 연상이 되었다.

 

어쨌든 여기서 돌아선다면, 

찐빵테두리만 먹고, 

앙꼬만 남겨놓은 것과 같다.

 

눈에 보이는 또 다른 언덕을 올라가면

천국의 계단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 천국의 계단이 있다는 것을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 계단은 무지개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계단 밑에서 위를 쳐다보면,

하늘로 계단이 이어진 듯 보인다.

 

특히나, 5~6월이면,

계단 옆으로 수국들이 피어

더욱 천국으로 가는 계단 같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 같지 않나요?

 

그래서 영주산은 봄이나 초여름에 

가는 것이 나는 제일 좋다.

 

올해는 아쉽게도, 이상기후로

수국이 만발한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내년은 이쁘게 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계단은 생각보다 길게 

하늘로 향해 있다.

 

그래서 좀 힘들 수 있겠으나,

계단 단이 그렇게 높지 않아, 

오히려 초반 언덕 오르는 것보다는

편한 느낌이다.

 

힘들면 그냥 뒤돌아

계단에 앉아 쉬길 권한다. 

 

왜냐하면 뒤 돌았을 때 펼쳐지는 

풍경이 또 예술이다.

 

저멀리 성산 일출봉까지 확트인 풍경이 그림같다

 

힘들땐 그냥 계단에 앉아 멋진 풍경을 감상하세요~

 

이렇게 힘들게 계단을 오르면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까지는 25분에서 30분 정도?

 

힘들게 정상에 다다르면,

친구들이 기다릴 수도 있다. 

 

이 높은 곳에 친구가 있다고

놀라지는 말라.

 

아는 체를 해도, 옆으로 지나가도, 

시크하게 무시하는 친구들이다.

 

의외로 이 곳에 소들이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있다.

 

 올라갈 때, 소똥들이 계속 보였던 이유를

이렇게 알게 된다. 

 

영주산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는 소친구들

 

시크한 소들 옆을 지나면 

이제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영주산은 말발굽형 오름으로

경사진 길을 돌아서 내려가면 

올라왔던 곳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돌아내려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기 때문에,

줄을 잡고 내려가야 한다.

 

운동화가 아니거나,

몸이 좀 불편하시면,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기를 권한다.

 

돌아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가 길게 이어진다

 

영주산을 이렇게 한 바퀴 돌아 내려오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예상하면 된다.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오름이라

언제든 가서 조용히 산책할 수 있다.

 

가을보다는 봄이 좋은 영주산이지만,

때마다 좋은 곳이 오름이다.

 

영주산에서 신령한 기운 받으셔서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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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