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속살을 담다 _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2020. 11. 29. 09:53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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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처음 왔을 때,

김영갑 선생님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김영갑 선생님은 

제주다움을 가장 잘 이해하고

많은 사진작품을 남기신

사진작가이다. 

 

1982년에 제주가 좋아

제주에서 사진작업을 하다가

결국 1985년에 제주로 이주해 

제주에 정착해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풍족하지 못한 삶에도,

제주의 아름다움을 사진 속에 담기 위해

영혼과 열정을 쏟았으며,

필름을 사기 위해,

끼니를 들판에서 당근과 고구마로

해결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영혼을 담아 찍은 사진들이

창고에서 방치되어 있다

 

김영갑 선생님께서

2001년 겨울에 버려진 삼달국민학교를 구해서

 

2002년 여름, 

지금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개관하게 되었다.

 

김영갑 갤러리 입구에요

 

김영갑선생님께서 삼달국민학교를 얻어 손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꾸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개관을 준비하는 중

김영갑 선생님께서는 본인의 몸에 

이상이 온 것을 알고,

병원에서 루게릭병 진단을 받게 되고,

 

결국 2005년 4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두모악 마당에 그의 뼛가루가

뿌려지게 된다.

 

그의 사진들을 보면,

정말 사진 속에 숨 쉬고 있는

제주의 자연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그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사진들을 전시하기 위해 

김영갑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곳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인 것이다.

 

갤러리 이름인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삶에 지치고 여유없는 일상에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서 와서 느끼라고,

이제까지의 모든 삿된 욕망과

껍데기뿐인 허울은 벗어던지라고.

두 눈 크게 뜨지 않으면 놓쳐버릴 삽시간의 

환상에 빠져 보라고 손짓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주의 진정성을

제주의 진짜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넉넉한 마음입니다.

그것이면 족합니다."

 

- 글. 김영갑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정원을 먼저 만나게 됩니다.

 

이 곳에는 아기자기한 조소 작품들과

아름다운 조경수들이 자리하고 있어

조소 작품들을 감상하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여기에 정원에 귀엽게 전시되어 있는

토우(조소작품)들은

김영갑 선생님의 친구 중 한 분이신

김숙자 선생님의 작품이기도 하다.

 

김숙자 선생님의 토우들을 보면

삶을 초연한 듯한 평화로운 모습으로

정원의 자리 잡고 있다.

 

이 토우들은 김영갑 선생님께서 

생과사를 초월해 사진에 남기신 작품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에 

잠시 빠지게 한다.

 

매표소를 안내해주는 도우미 인형분

 

정원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토우들이 김영갑 갤러리를 더욱 아름답게 해 주고 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을까?

 

앙증맞은 표식으로 화장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갤러리에 들어가면 

바로 우측에 그의 작품들로 만든

엽서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작은 엽서로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을 

먼저 만나게 되었지만,

작은 사진 안에서도 그의 제주에 대한 사랑과

사진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다.

 

벽면에 가득한 엽서 속에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들이 담겨 있다

 

입구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김영갑 선생님이 쓰시던 사진기와 

유품들이 있는 방을 지나게 된다.

 

김영갑 선생님의 유품이 있는 방

 

선생님의 유품이 있는 방을 지나  

전시실로 들어가면,

그의 사진들이 자리 잡고 있다.

 

크게 인화되어 있는 김영갑 선생님의

사진을 가까이에서 만나보게 보니,

더욱 생생한 감동이 전해진다.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들은 

과거 제주의 아름다웠던 사계절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데,  

 

이런 생생한 작품들을 담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아붓고

어떠한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그의 사진을 통해서 전달이 되는 듯했다. 

 

변화무쌍한 구름이,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가지가,

그리고, 허허벌판에 서 있는 외로운 나무일 지라도

사진 속에 정적으로 담겨 있지만,

 

노을 속 따스함이, 

세찬 바람이,

거칠게 흔들리는 나뭇잎의 부딪히는 소리가,

그리고, 그 자연의 향기가

온전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제주의 생명력이 그의 작품 속에 담겨 있는 듯하다

 

갤러리 안에서 눈에 띄던 것 중 하나가

액자 속에 담겨 있는 악보였는데,

 

김영갑 선생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작곡가 김희갑씨가 김영갑 선생님 작고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노래 '김영갑씨'의 악보였다.

 

작곡가 김희갑과 김영갑 선생님의 관계는

김희갑씨의 향수 음반 재킷 사진을 맡으며 

가족처럼 지내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작곡가 김희갑씨도 김영갑 선생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갤러리 안의 김영감 선생님의 작품들을 

이 글 안에 전할 수는 없지만,

검색만 해도 충분히 선생님의 작품을 

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직접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

선생님의 작품을 큰 사진으로 마주하는 것과는

그 감동의 크기가 다르니 

직접 가서

제주의 향기, 빛, 바람, 그리고 자연을

경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날씨 좋은 날도 좋지만,

비가 오더라도 갤러리 안에서 

더욱 감성에 젖어 감상하실 수 있으니,

한 번 김영갑 선생님을 뵙고 오세요.

 

제주 여행 중

매우 색다른 추억으로 남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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