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탐험대_ 안돌오름, 밧돌오름

2020. 10. 4. 19:23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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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만 해도 오름 가자 하면 좋다고

뛰어나가던 아이들이

언제부터인지 오름보다는

바다를 좋아하고,

요즘 들어선 디지털 컨텐츠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엄마, 아빠가 매일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여주니 

그럴 수밖에...

매일 반성하지만 

나 스스로 고치지 못하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아침을 먹던 중

오늘은 아라가 웬일로

오름에 가자고 한다.

그래도 아라는 할머니가 왔을 때도

함께 오름 가자하면 꼭 따라나서는

활발한 아이다.

 

“우리 가족 중이 가장 오름 많이 간 사람?”

하면 모두들 “아라”라고 정답을 외친다.

아라가 오름에 가자하니 마루도 망설인다.

아라가 살살 꼬시자 같이 가기로 

마음을 굳힌 마루.

그렇게 나와 쌍둥이들은 오름에 가기로 한다.

 

“어느 오름 갈까? 오늘은 너희 안 가본 곳으로 가자.

높은 오름으로 갈래 쌍둥이 오름으로 갈래?”

쌍둥이들 대답은 당연히 “쌍둥이 오름”

 

실은 쌍둥이 오름은 아니고

오름 두 개가 나란히 있는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이었다.

우리 둥이들은 아빠가 꼬시는 소리인 줄도

모르고 신나서 출발!

여긴 2년 전에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왔었던 곳이다.

 

처음 올라가 보는 오름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한발 두발 느긋하게

 올라가려 했으나,

도착하자마자 신나게 뛰어 올라가는 아이들.

아이들 쫓아가기 바쁘다.

 

 

 

 

나중에 더 힘들텐데 도착하자마자

저렇게 뛰어올라간다.

 

안돌오름 정상에는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내가 헷갈려하는 꽃이 피어 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오름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흥이 전해진다.

 

 

 

 

경사가 꽤 있는 곳이라

아이들이 넘어질까 걱정되어

조심하라고 소리도 쳐 보지만....

 

 

 

 

아이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또 힘차게 뛰어 달려 내려가는 아이들...

 

안돌 오름을 내려가는 길에

다양한 새들의 하모니가

펼쳐진다.

조용히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 시간도 길게 주어 주진 않는다.

 

시야에서 사라진 아이들이

아빠를 찾는 소리가

새소리들 사이로 함께 들린다.

 

하지만 아빠를 찾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싫지 않다.

오히려 아직은 아이들에게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 같은,

사랑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욱 행복해진다.

 

 

안돌오름을 종주(?)하고

밧돌오름 앞에 선 아이들은 주저한다.

“힘들어?” 묻자마자 집에 가자고 한다.

 

 

 

 

내심 더 가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쿨하게 여기까지 하고

둘레길로 돌아서 오름 입구로 향했다.

 

함께 와준 것만 해도 어디랴...

 

쌍둥이들 덕분에

오늘도 재밌는 오름 탐험을 했다.

 

고맙다.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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