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억새 천국 새별오름

2020. 10. 31. 10:45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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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에서 가장 핫한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새별오름이다.

 

새별오름은 매년 정월대보름에

들불축제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코로나 때문에 내년엔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새별오름.

오름 이름이 너무 이쁘다.

 

왜 이런 이름이 지어졌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연유를 알게 되니,

왠지 측은하게 느껴지는 이름이다.

 

새별오름에서 제주의 대표적인 축제가

거행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억새 때문이다. 

 

새별오름은 제주 서부지역에

대표적인 오름으로,

근방에서 단연 돋보인다. 

 

새별오름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점점 커지는 오름을 보고

살짝 놀랄 수 있다.

그만큼 새별오름의 규모가 엄청나다. 

 

이렇게 큰 오름이 

들불로 뒤덮이면 어떤 풍경일까? 

정말 궁금하지만,

집에서 가장 먼 쪽에 있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가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언젠가는 가서 볼 수 있겠지...

 

여름에 파릇파릇한 억새들이,

가을이 되면 어느새 황금색 옷으로 갈아입는다. 

 

여름철에 볼 수 있는 초록색 물결도

가을 못지않게 멋지긴 하지만, 

그래도 억새는 가을이 제맛인가 보다.

 

여름철엔 날도 덥고 하니,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방문하지 않는다.

 

조용히 초록색 억새들이 춤을 추는 것을

감상하기를 원한다면,

여름철에 가보시기를 권한다.

 

화창한 날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쉬웠던 여름 새별오름

 

멀리서 봐도 새별오름의 규모가 꽤 크다

 

새별오름은 올라가는 길이 두 곳이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새별오름을 바라봤을 때,

왼쪽의 가파른 길로 올라갔다.

 

경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심하다.

아마 연세가 있으시거나,

무릎이 안 좋으신 분들은

이 길로 가시면 낭패를

당하시기 십상이다.

 

하지만 새별오름을 보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비교적 완만하고, 

길이 좀 정리가 돼서 올라가기가 

왼쪽 편보다는 훨씬 편하실 것이다.

 

올라가는 데는 경사가 있어서 그렇지

10분 정도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새별오름은 정말 빽빽이

억새로 채워져 있다.

누군가 촘촘히 일부러

심어 놓은 것 같은 억새들...

 

심지어는 매년 들불로

다 태워버리지만, 

이렇게 멋진 억새들로

다시 채워진다.

 

정말 대자연은

너무 신비롭고,

경이롭다.

 

원래 제주의 오름은

대부분 이렇게 억새로 뒤덮여 

부드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60년대에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민둥오름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 나무들이 있는 오름들은

산림녹화사업으로

본래의 옛 형태를 잃은

오름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제주의 오름들이

민둥오름으로 보존되어 있다면,

어떤 명성을 얻었을지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옛 형태의 오름들이

보존되지 않았음에 아쉽기만 하다.

 

오름이 항금색 억새옷을 입고 있다

 

새별오름에,

바람이 불면 이 엄청난 억새들이

단체로 출렁인다. 

 

바람의 지휘에 맞춰 춤추는

억새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때로는,

햇볕에 반짝이는 억새와

구름의 그림자가 

황금색 캔버스 위로

뭔가를 그려내기도 한다. 

 

쉴 새 없이

자신의 여러 멋진 모습을

보는 이들에게 뽐낸다.

 

파란하늘과 억새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바람에 맞춰 춤추는 억새들

 

새별오름 앞에 작은 길이 나아 있다.

이 길은 따라 걸으면,

사각사각 거리는 억새가

부딪히는 소리를

서라운드로 들을 수 있다.

 

순간 새별오름이 이 오솔길은

나만의 공간이 되고

누구의 방해 없이 걸으면서

명상에 빠진다.

 

외롭지 말라고 새별오름에 따뜻한 빛이 내린다

 

 

제주에서 가장 이쁜 이름의 오름

새별오름이

가장 이쁜 황금색 억새 코트를 입고,

포근히 안아주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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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별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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