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만나러 간 동백동산

2020. 11. 16. 10:19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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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걷기 좋은 숲들이 많아,

참 좋다.

 

아이들과 함께 가본 곳 중에

하나가 선흘곶 동백동산.

 

그래서 그곳에 가면 도착하자마자

많은 동백꽃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하고 갔지만,

아직은 이른 때여서 그런지 동백꽃을 보기 

쉽지 않았다. 

 

동백동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2곳이 있는데, 

한 곳은 동백동산습지센터가 있는 곳이고

다른 쪽은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리가 간 곳은 동백산 습지센터 쪽이었는데,

동백꽃은 반대쪽 입구에 많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 가족은

동백꽃이 없다고 돌아서지않고

다 함께 숲 속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걷다 보면 볼 수도 있을지도 모르니...

 

숲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우거진 나무가 우리 머리 위를 감싸고 든다.

 

나무사이로 보이는 십자 모양의 틈이 신기했다. 나만 그런가?

 

 조금 더 걷다 보니,

 제주 4.3 사건 때 사람들이 

숨어있던 동굴도 보인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가끔 4.3 이야기를 마을 분들께 들으면,

너무 가슴 아프다. 

 

마을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학살하고 그랬다는 역사적 사실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제주 4.3 사건을 기리기 위해 만든

배지도 동백꽃이다. 

 

그래서 동백꽃을 보면, 

마냥 이쁘게 보이지만 않다.

 

나중에 4.3 사건에 대해서 

써보겠다.

 

동백꽃이 아직 안 피어서 그런지,

걷는 내내 사람들을 보기 쉽지 않았다.

 

그 덕에 아이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소리 지르고, 놀기도 한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항상 보기 좋다.

이러다 싸움만 나지 않는다면... 

 

쌍둥이들이 펼치는 거울 놀이

 

각자가 원하는 나무에 달라 붙어보기도 하고...

 

처음엔 한두 사람이 걸을 정도의

오솔길이었지만, 한 20분 정도 들어가니

길이 좀 넓어진다. 

 

큰길로 들어서니 아이들은 

신나게 달려 나간다.

 

숲터널도 지나고~

 

달리고 달리고~

 

큰길을 걸을 때는 거의 평평한 

길을 걷게 된다. 

 

멋진 숲길을 40분 정도 걸었나?

 습지가 나타난다.

 

아이들은 나무만 보다가

물을 만나니 마냥 좋은가 보다.

 

어느새 돌을 하나씩 들고, 

물로 던져보기도 한다. 

 

아이들은 습지로 돌 멀리 던지기를 한다

 

이 습지는 먼물깍이라는 곳인데

여기도 물영아리오름처럼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생태계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다.

 

먼물은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물이란 뜻이고

깍은 끄트머리를 뜻하는 제주어라고 한다.

 

대충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습지라고 

이해하면 되려나?

 


출처: https://ifellas.tistory.com/85?category=967564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

 

비오는 날 더 신비로운 물영아리오름

제주 오름 중에 산정호수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물영아리오름이다. 물영아리오름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있어 다양한 생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영아리오

ifellas.tistory.com

 

입구에서 여기 습지까지

벌써 1.5km 정도 걸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걸어주었다.

 

근데, 아직 1Km는 더 가야 하는데...

잘만하면 아이들과 무난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습지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걸어가려는데, 

앞서 가던 아이들이 급하게 부른다

 

가서 보니, 어린 족제비가 

아픈지, 꿈쩍 않고 웅크리고 있다. 

 

족제비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아이들...

 

아이들도, 나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다행히 조금씩 천천히 움직여

숲 쪽으로 들어간다.

 

어떻게 도움을 주고 싶긴 한데,

그냥 자연의 일이니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혹시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건지 아시는 분들은 좀 가르쳐 주세요.

 

족제비를 보내고, 

우리는 마지막 길을 걸어 나갔다. 

 

걱정과 달리 끝까지 힘이 넘치는 아이들. 꿀잠자겠네~

 

이 길은 점점 넓어지고, 

나무들도 전처럼 빼곡히

자리 잡고 있지 않아 

따뜻한 햇빛과 함께,

포근한 느낌을 받으며

걸어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반대쪽 주차장으로 

걸어 나와 우리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야 했다.

 

왜냐하면 차를 가지러...

아이들이 기다릴까 

1.5km나 되는 거리를

열심히 뛰어 차를 가지고

다시 아이들을 픽업하면서

나의 임무는 완수됐다.

 

이른 때에 찾아 원하는 동백꽃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가족들은 함께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래도, 

나중에 동백꽃이 한창일 때, 

다시 꼭 와 봐야겠다. 

 

코로나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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