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XY 세계 최대 조명 축제 LAF를 아시나요?

2020. 11. 14. 09:47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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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밤에 가족들과 함께 했던 

이벤트 중 기억에 남는 기억들이 

몇 가지 있다.

 

교래자연휴향림에서 했던 

저녁 음악회, 보롬왓 콘서트,

밤 산책 가서 반딧불 보기 등...

 

모든 기억들이 아름답고 특별하지만,

그중에서 스케일이 남달랐던

조명 축제 LAF가 기억에 남는다.

 

LAF는 LIGHT ART FESTA의 약자인데,

말 그대로 빛 예술 축제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세계적인 조명 예술가 브루스 먼로를 포함해

국내외의 유명한 조명 예술가들이 모여 

꽤 큰 공간을 빛으로 채워 주었다.

 

아니 빛으로 채웠다기 보다는 

한땀한땀 수를 놓은 것처럼

조명을 하나하나 설치해

말 그대로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다.

 

LAF는 다희연이라는 곳에서 진행되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끝났다.

 

LAF를 처음 보고 나서,

기회 되면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데...

 

그래도 그때의 감동을 

다시 되짚어 이 글을 이어나가겠다.

 

먼저 LAF에 입장하게 되면

동굴 카페를 지나게 된다.

 

이 카페 안에는 다소 생뚱맞은

외계인 피규어들이 있다. 

 

바로 포토그래퍼이자, 박애주의자,

그리고 아트컬렉터인 장 피고치의 

리모랜드이다. 

 

나름의 스토리가 있었는데,

리모랜드가 제주에 불시착했는데,

제주의 풍경에 반해 동굴에 정착한다는 ...

 

 

 

 

캐릭터와 제주를 연결하기 위한

진부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동굴에 캐릭터들이 

귀엽게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분위기에 맞게 다양한 조명들이 

함께하고 있어,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다.

 

 

동굴카페 중심에 높게 뻗은 조명탑이 멋지다

 

 

이 동굴을 빠져나오면,

조명이 달린 숲길을 걸어갈 수 있다.

 

아이들은 무섭지도 않은지,

조명이 걸려있는 숲으로 뛰어들어간다.

 

숲 속 나무에 걸려있는 조명들은

반짝반짝 거리는 반딧불이 같아,

아이들이 뛰어가는 모습과 숲이

동화의 한 장면 같았다. 

 

 

숲으로 뛰어가는 아이들

 

 

이 숲을 지나면 넓은 초원으로 

기둥이 빛의 기둥이 하나둘씩 보인다. 

 

이 기둥들은 마치 얼음기둥에 빛이 

갇혀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설치된 것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조명들 뒤로 저 멀리 바다가 보였고,

그 위에 떠 있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반짝이는 조명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보였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설치된 작품과 저 멀리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의 은은한 조명, 

그리고 그 조명에 반사되어 하얗게 

도드라지는 구름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빛의 기둥과 저멀리 오징어잡이 은은함 조명이 너무 조화롭게 빛났다

 

 

자세히 기둥을 보면,

이 기둥은 유리병을 빼곡히

쌓아 올렸고, 

그 안에 조명을 설치한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해 낼 수 있지?

역시 예술가들은 뭔가 특별한 것 같다.

 

 

아이들이 조명탑 앞에 하나 씩 서 본다 

 

 

이 공간에서 충분히 감동의 순간을 

즐기고, 또다시 걸어가니,

빛의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팽나무와 빛의 조화.

그리고 그 아래는 작은 의자들이 

있었다.

 

귀여운 의자들과 아이들...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아이들을 다독여, 겨우 사진 한 장 찍고,

LAF의 최종 종착지로 향했습니다.

 

 

빛의 나무와 아이들이 이쁘지 않나요? ^^

 

 

 마지막 공간으로 가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빛의 초원들...

 

이번 LAF의 대표 작가

브루스 먼로의 오름이라는 작품인데,

엄청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규모가 너무도 커서 

작품을 잘 보도록

3층짜리 전망대도 만들어 놓았다.

 

전망대로 한층 한층 올라갈수록

탄성 소리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다.

 

 

3층짜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트 조명. 정말 빛의 초원이었다. 

 

 

저기 멀리 오름이 보이는데, 

거기까지 조명으로 만든 거대한 원형 작품들이

하나하나 수놓아져 있는데,

각각의 원형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깔이 변했다. 

 

신비로운 빛의 향연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구나 싶다.

 

브르스 먼로는 제주의 바다, 바람,

그리고 오름 등에서 영감을 받아 

빛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으로 이 스펙터클함을 전달 드릴 수 없어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바다 쪽으로도 브루스 먼로의 오름이 펼쳐진다. 

 

 

이 곳에서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조명들이

더욱 많이 보였는데,

브루스 먼로의 오름과 어우러져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주었다.

 

정말 내가 본 최고의 아트 예술이었다.

 

큰 감동을 가슴속에 차곡차곡 담아

아쉬운 발길을 옮겼다.

 

아이들은 돌아가는 길에도 신났다.

빛의 동그라미가 있는 곳에서는

땀이 뻘뻘나면서도 깡총깡총

돌다리 건너 듯 한참을 뛰어다닌다. 

 

 

동그란 빛이 나오는 판을 아이들이 돌다리 건너듯 뛰어다닌다

 

 

그리고, 작은 호수 위에는

빛으로 만든 집이 둥둥 떠 있는데,

이번엔 달빛과 함께

멋진 분위기를 선사해 줬다. 

 

 

빛나는 집이 호수에 멋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과 멋진 밤을 보낸 것이

벌써 2년이 된 듯하다.

 

이렇게 좋은 전시는 한 번만으로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사실 제주의 박물관들이나, 

전시들이 제주의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진행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LAF의 경우는 

제주의 자연의 감동을 빛으로 시각화했으며,

작품들도 실내의 전시관이 아닌

자연과 멋지게 어우러져

야외에서 전시가 되었다. 

 

내가 본 최고의 전시였다.

 

다시 한번 LAF가 제주를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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