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시내가 있는 공천포와 씨글라스

2020. 11. 15. 09:45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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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중에 몽돌몽돌한 돌이 있는

바다가 몇 군데 있다.

 

그중에 하나가 공천포이다.

 

보통 제주 바다 하면, 

에메랄드 빛 바다와 모레가 있거나

아예 용암이 바다와 만나 형성된

바위들을 연상할 수 있는데,

 

공천포에는 몽돌몽돌한 돌들이 

해안에 깔려 있다.

 

공천포를 가끔 가는데,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이 있다.

 

바로 공천포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지금까지 왜 모르고 있었지?

 

그것이 바로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시원한 천이 있다는 것.

 

 

시원하게 흘러가는 시냇물(?)

 

아이들은 바다보다는 시원하게

흐르는 천 쪽으로 갔다.

 

물에 발을 담그니,

역시 얼음장처럼 차갑다.

 

아무래도 용천수 인가 싶다.

물도 깨끗해 보이긴 하던데....

 

어쨌든 아이들과 여기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우리 가족이 공천포에 간 목적은

바로 씨글라스, 바다유리였다.

 

씨글라스는 바다에 버려진 병 같은

유리제품을 말하는데,

이 유리들은 파도에 쓸리고 깎여,

귀엽게 변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빠가 줍자고 하니,

열심히 주워준다.

 

 

뜨거운 태양아래 열심히 줍고 있는 아가들. 조심해~

 

 

각자 씨글라스를 주우면서,

각자가 연상되는

동물이나 사물을 말해주면서

아빠에게 건네준다. 

 

"이거 이쁘지?"

"이건 구름 같지 않아?"

 

사실 꽤 날카로운 유리들도 

꽤 많아, 아이들이 줍는 게

신경이 좀 쓰이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알아서 조심해서 

잘 주워주었다.

 

그렇게 우리가 잠깐 동안 주운 씨글라스는

금세 비닐봉지 하나를 채웠다.

 

사기그릇이 깨진 조각, 타일, 유리병 등

종류도 참 가지가지였다.

 

잠깐만 신경 써도 이렇게 많은 

씨글라스를 주울 수 있다니...

그만큼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봉지에 담긴 씨글라스들. 무엇을 할까?

 

 

어쨌든 작은 양이지만, 

아이들과 씨글라스를 가지고 집으로 왔다.

 

아내는 대체 이걸 주어다 뭘 하려는지

계속 의아해한다.

 

그냥 바다 청소나 하려는 줄 알았던 듯...

 

집에 와서 바다에서 주워온

씨글라스를 보물이나 된 듯 

조심스럽게 풀러 추려본다.

 

개중에 이쁜 놈들은 특별히 선별.

 

 

몽돌몽돌한게 귀엽지 않아요?

 

 

이렇게 선별된 씨글라스를 

아이들에게 펜과 함께 넘기면...

 

새 생명을 얻게 된다.

 

 

아이들의 손에 재탄생한 씨글라스들. 사람도 있고, 오름, 펭귄, 구름, 펭귄까지...

 

 

초록색 아이는 오름으로,

깨진 사기그릇 조각은 사람 얼굴로,

갈색 조각은 돌과 똥,

파란 조각은 펭귄,

하얀 조각은 유령이나 구름이 된다. 

 

그냥 아무렇게나 바다에 버려진

씨글라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어린 예술가들에 의해서...

 

아직도 잔뜩 쌓여 있는 씨글라스는,

아이들이 자기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자연이나, 동물들로 벌써

이름부터 지어지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주어온 씨글라스들은

이렇게 몽돌몽돌하고 귀여운 

씨글라스보다는

아직 날카로운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이것들을 다시 버리면

다시 바닷가에서 헤매게 될까 봐 

아마존에서 용병을 구했다. 

 

그 용병은 Rock Tumbler로

원래는 아이들에게 돌들의 풍화작용에 대해

실험하는 도구로 쓰는 기구인데,

나는 씨글라스를 부드럽게 다듬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날카로운 씨글라스는 락 텀블러로 좀 다듬어 줬다

 

 

비록 문명의 힘을 빌려

부드러운 씨글라스로 만들기도 하게 되었지만

날카로운 씨글라스를 그대로 활용할 방법을

아직 잘 모르겠다.

좀 더 찾아보고 연구해보고 있는 중이다..

 

성가족 성당을 만든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인부들에게 버려진 유리들을 주워와

모자이크 방식으로 

구엘 공원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며칠 전에 배웠어요)

 

좋은 팁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말씀 주시면

해 볼게요~ 

 


출처: https://ifellas.tistory.com/93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

앉아서 세계여행 _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가다

어제 수산리 마을회관에서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앉아서 세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인에서 3년간 스페인에서 가이드를 한 가이드님을 초빙해 스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시간을

ifellas.tistory.com

 

이번에 공천포에서의 씨글라스 채집은

별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좀 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작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고,

 

버려진 것들이라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것도

느꼈으면 한다.

 

어쨌거나, 

아이들이 씨글라스를 가지고

나름의 생명을 즐겁게 

불어넣어 주는 모습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사랑하고, 고마워~

우리 아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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