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을 걷다 _ 사려니 숲 길

2020. 11. 5. 11:27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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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겨울 제주로 와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2015년 3월에 제주로 가족들과 헤어져 제주로 와 사업을 시작했었다. 

 

처음 순조로웠던 사업은 

갑자기 뜻하지 않은 사고로

결국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정말 가족들도 힘들어할까 봐

이야기도 못하고,

어디 의지할 곳 없을 때,

나를 위로해 주던 소중한 곳이 있었다.

 

그곳이 바로 여기, 

사려니 숲이었다.

 

사려니 숲의 뜻은 신령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 때,

여기를 걷고, 

그렇게 치유받는 느낌을 받았나 보다. 

 

특히 여름에 비오는 날,

울창한 숲 터널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는 딱 신선들이 거니는 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비가 올 때는 인적도 드물어서,

비가 나뭇잎과 길을 적시는 소리는

산신령이 들려주는 치유 음악으로 들린다.

 

내 발걸음 소리가 방해될까

한발한발 더욱 조심스럽다.

 

눈에 보이는 색감도 너무 멋지다.

푸른색 잎은 더욱 푸르게 보이고,

사려니 숲 길에 깔려 있는 붉은색 화산송이는

더욱 붉게 보인다.

 

푸른 색 숲과 맞닿는 붉은 길의 끝에는

왜인지 모를 환한 빛이

나를 이끈다.

 

이것이 내가 비 오는 날 위로받았던

사려니 숲의 기억이다.

 

 

여름에 비오는 날 숲터널로 걸어갈 수 있다. 정말 신령한 숲을 걷는 느낌이 든다

 

 

비 오는 날 걸을 때는 발 밑이나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정말 큰 달팽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바닥 보다는 작지만, 이렇게 큰 달팽이는 처음 만났다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었던 아이. 정말 컸다

 

 

 

사려니 숲은 4개의 길이 십자가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두 길은 주로 통제되다 특별한 경우에만 오픈하고,

 주로 사려니 숲 길 안내소 쪽에서 붉은오름 입구 쪽으로,

아니면 그 역방향으로 관통해서 걷는다.

 

10Km 정도 되는 코스인데, 

붉은오름 쪽에서 시작하면,

약간의 오르막이라 반대쪽에서 시작하는 길보다 

조금 힘들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사려니 숲 길은 크게 네 개 길이 십자가로 교차한다

 

 

 

붉은오름 쪽에서 걷는다면,

빽빽이 들어선 삼나무 숲 사이로 난 길로

20~30분 정도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나무와 키재는 아이들~

 

울창한 삼나무 숲 길로 시작되는 붉은오름입구 

 

 

 

사려니 숲 길을 관통해서 걷는다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도 붉은오름입구 쪽이든

사려니 숲 길 안내소 쪽이든

30분이나 1시간 정도만 산책해도 

충분히 숲의 신령한 기운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다.

 

양 쪽 입구가 충분히 멋지기 때문이다. 

사려니 숲 길 안내소 쪽도 붉은오름 입구처럼 삼나무 숲이 있지만,

숲 입구 쪽에 있는 비자림로를 따라서 있다.

 

사려니 숲 길 안내소 쪽은 삼나무숲이 비자림로 옆으로 우거져 있다

 

 

 

사려니 숲 길 안내소 쪽으로 들어가면 30분 정도 코스로 

돌아볼 수 새왓내 숲 길 순환로가 있다.

 

이 길만 걸어도 멋진 나무들 사이로 즐겁게 산책을 할 수 있다.

 

새왓내 숲 길에서 만난 단풍들
사려니 숲 길 안내소 바로 지나면 건천과 조릿대를 바로 볼 수 있다

 

 

 

사려니 숲 길을 쭈욱 걷다 보면,

여러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나무들 밑에 가득한 조릿대를 볼 수도 있고,

천미천이라는 계곡도 지나게 된다. 

길의 중간 정도에, 물찻오름으로 향하는 길도 있다. 

 

1년 365일 동안 물이 마르지 않고 차 있다고 하는 물찻오름은 

매년 6월에만 한시적으로 개방을 하는데,

올해는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개방했다.

 

단풍이 가득한 물찻오름 정상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 너무 아쉽다. 

 

촉촉히 젖은 천미천 

 

덩쿨과 공존하는 나무가 애처롭지만 멋져 보인다

 

 

사려니 숲을 오는 분들은 많아도

사려니 숲 길을 관통해서 걷는 분들은 없다.

 

만약, 머리를 비우고,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자 한다면,

신령한 사려니 숲을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비 오는 날.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사려니 숲 길을 관통해서 걷고자 한다면,

붉은오름 입구 쪽에 차를 세우시고, 

버스를 타고,

사려니 숲 길 안내소 쪽으로 가 

천천히 걸어 내려오시는 편이 여러 가지로 편하다.

 

사려니 숲을 거닐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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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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