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나무를 집으로 모시다 _무환자나무

2020. 11. 9. 11:09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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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오일장이 열린다.

동부에 살다 보니,

주로 세화 민속 오일장이나, 고성 오일장에 

다니는데, 

 

이번엔 정원에 심을 귀한 나무를 구하고자

제주 오일장 중 가장 큰 제주시 민속 오일장으로 갔다.

 

https://place.map.kakao.com/12140282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일장서길 26 (도두일동 1212)

place.map.kakao.com

 

 

집에 심으면 근심 걱정이 없어진다는

무환자나무가 우리가 원하는 나무였다.

 

처음에 집에 나무를 심을 때,

조경하는 분들이 너무 막 심어서

구성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시간 날 때 가끔 심고 싶은

나무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다.

 

지금은 정원수 대부분이 댕강나무이다.

댕강나무는 정말 잘 자라고,

꽃도 꽤 오랜 기간 피어 있어 좋기는 한데,

향기가 별루 없어 아쉽다.

그래도 워낙 잘 자라니 경계목으로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외, 금목서, 은목서가 한 구루 씩 있는데, 

향기가 너무 달콤한데, 

그 달콤한 시간이 너무 짧다.

 

조팝나무도 너무 귀엽고, 이쁘다. 

향기도 물론 좋지만,

잘 키우고 싶은데, 

조팝나무는 좀 약한 것 같다.

 

조팝나무꽃은 몽실몽실 귀엽다. 향도 좋다

 

 

 

그리고, 상수리나무...

이 나무를 대체 왜 심어줬는지 모르겠다.

 

분명 우리가 요구한 나무 리스트에는 없었는데...

외롭지 말라고 두 구루나 심어줬다.

그때는 나무에 대해 전혀 몰라 눈뜨고 당한 셈이다. 

 

그리고 코너에 심어진 자귀나무.

이 나무는 봄에 정말 이쁜 꽃을 피운다.

그리고 밤이 되면 잎이 오므라든다.

그래서 자귀나무를 집에 심으면,

부부관계가 좋다고 들었다. 

 

코너에 있는 자귀나무는 분위기 있게

잘 자라고 있다.

 

우리 부부는 꽤나 마음에 들어한다.

 

자귀꽃과 잎. 잎은 저녁이 되면 저렇게 오무라든다

 

 

어느 날, 친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은 아내가

무환자나무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줬는데,

무환자 나무 열매는

염주를 만들 때 사용되기도 하고,

요즘은 친환경 세재 대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무환자 나무 열매를 주문해 

빨래할 때 함께 넣어서 세탁기를 돌리는데,

괜찮은 것 같다.

 

게다가 근심도 없어준다니, 

우리에게 이렇게 어울리는 나무는 없다 생각하여 

바로 무환자나무를 구하로 나선 것이다.

 

한 구루 나무가 정원 분위기를 확 바꿀 순 없겠지만,

가을이 되면 잎이 붉고 노랗게 단풍도 들고,

나무에 대한 의미가 좋으니 한번 심어 보는 것으로 했다.

 

애들 학교 등교시키고, 

바로 제주시 민속 오일장으로 향했다.

 

비가 오는 날이기도 하고,

코로나 19 때문인지 몰라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 시장은 시장이다.

왠지 활기가 넘쳐 보인다.

 

역시 오일장에 오면 활기가 넘친다

 

 

 

 오자마자 우리가 간 곳은 바로!

떡볶이 집.

 

금강산도 식후경. 

배부터 채우고 천천히 찾아보는 것으로...

 

떡볶이 집이 몇 개 있는데,

일단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으로 갔다.

 

이곳은 가래떡 통째로 떡볶이를 해 주는 곳이었다.

떡볶이와 튀김 모둠이 5000원.

 

 

배를 채우고 본격적으로 나무 팔만한 집을 찾아 수색을 시작했다.

이 큰 공간에서 어떻게 찾나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 떡볶이 먹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꽃과 나무를 파는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주인 분들에게 무환자나무를 물었지만,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의도하지 않았던 올리브나무를 덥석.

 

떡볶이 가게 옆에서 앵무새들을 팔고 있었고, 바로 그 옆에 나무와 꽃을 팔고 있었다

 

의도치 않았지만 업어오게 된 올리브나무

 

 

 

쉽게 구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결국, 우리 동네에서는 비싸서 잘 못 사 먹는 과일하고

건강 생각해서 먹는 마만 사서 집으로 향했다. 

 

아쉬운 마음 가득 안고 집으로 향하는데,

오일장 뒤편에 화원이 보이는 것이었다.

 

별 기대 없이 여기에는 있을까 싶어 들어가 봤다.

다양한 나무들이 가득했다.

 

들어가니 생각보다 많은 나무들로 가득했다

 

 

 

기대감 급상승.

사장님께 바로 무환자나무를 여쭤보니,

있다며 내주신다.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헛걸음하지 않아 얼마나 반가웠는지...

 

사장님 말씀으로는 제주에 오래된 무환자나무가 두세 군데 있는데,

이 나무는 유수암에 있는 오래된 무환자나무의 후손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오~ 족보 있는 나무인 건가?

 

사장님께서는 이 나무 가져다 심으면,

금방 자랄 것이니 잘 키우라시면서,

현재는 성장억제제로 일부러 작게 화분에 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화분에서 정원에 옮겨 심을 때, 

조심해야 할 점이나,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니 아주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제주 기후 변화에 따라

새로운 조경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시도하고 계신다면서

다양한 나무들을 보여주시면서,

화원에 있는 나무들에 대해 설명도 해 주셨다.

 

둘러보면서 레몬 유칼립투스와

과일에서 장미향이 난다는 로즈 애플도

함께 사고 싶었지만, 

정원에 적당한 위치가 없어서 

일단은 더 고려하는 것으로 하고

우리의 무환자나무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내와 사온 나무를 어디에 심을지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합의 보고, 

정해진 위치에 심었다.

 

무환자 나무야 잘 자라줄꺼지? 앞으로 잘 부탁해

 

올리브 나무도 무환자 나무 옆에 심었다

 

함께 사온 스티파도 자귀 나무 앞에 심었다. 내년엔 풍성한 머리숱을 갖기를 바래

 

 

 

무환자나무와 올리브 나무가 언제 열매가 열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많은 태풍을 겪으면서 쓰러지지 않고, 

건강하게 우리와 함께 오랫동안 해 주기를 바란다.

 

열매가 열리면 수확해서 

활용하는 내용들을 함께 공유할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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