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9. 10:23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제주엔 비행장이 참 많다.
제주공항, 정석비행장, 알뜨르비행장...
그리고, 제주 제2공항이 생기게 되면,
총 4개의 공항이 제주에
있게 되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많은 비행장이
제주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도 제주에 와서 살면서
정석비행장과 알뜨르비행장을 알게 되었다.
정석비행장은 대한항공에서 조종사를
훈련하기 위해 가시리에 만든 비행장이다.
주변 오름에 올라가면
정석비행장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큰사슴이 오름에서도
정석비행장을 바라보고 왔다.
출처: https://ifellas.tistory.com/49?category=967564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
정석비행장에서 훈련용으로 뜨는
경비행기는 동부 일대를 돌며
훈련을 한다.
작은 비행기에서도 저렇게
소음이 나는데,
제대로 된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면
아마 동부의 꽤 많은 지역이 소음으로
고통받게 될 것 같다.
게다가, 비행기 이 착륙하는 공간에
생각보다 많은 마을이 포함되는데,
이 쪽 분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위기의식이 별로 없는 듯 해,
안타깝다.
알뜨르 비행장은 송악산 근처에 있다.
여긴 사실 지금 비행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비행장은 아니다.
처음에 이름 듣고,
참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곳인지 알고서는
왠지 서글픈 느낌이 든다.
알뜨르...
알뜨르라는 뜻은 아래 들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본래 목초지였던 이 곳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모슬포 주민들을 동원해
군비행장을 만들고,
중국과의 전쟁을 위한 전초기지로
사용된 아픔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https://place.map.kakao.com/25047260
지금도 이 곳에 가면,
넓은 밭이 눈에 들어오고,
중간중간에 비행기 격납고를 볼 수 있다.
이 곳에 20기의 격납고를 만들었는데,
1기는 소실되고 지금은 19기만 남아있다.
이들 격납고와 지하벙커는
문화유산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이렇게 남아있는 격납고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경작지들, 그리고
그 뒤로 우뚝 솟은 산방산의 풍경이
매우 쓸쓸해 보인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새를 손에 들고 있는
거대한 소녀상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파랑새라는 작품으로
대나무로 만들었다.
더 이상 아픔이 없는 세상,
그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의 의미처럼,
제주도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해군기지에, 제주 제2공항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대손손 지켜왔던 터를 뺏기고 있는 상황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출처: https://ifellas.tistory.com/103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
주차장에서 산방산을 바라보고
9시에서 10시 방향에
격납고 안에 특별한 비행기 조형이 있다.
이 조형은 애국기매국기라는 작품으로
철근으로 당시에 일본군의 주력기였던
제로센을 표현했다.
제로센에는 우리의 염원을 담은 듯,
다양한 색의 리본이 달려 있다.
한편으로는 제로센을 이곳에서 띄우기 위해
일본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희생된 제주도민들을
표현한 것 같았다.
이 날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하고 돌아왔지만,
아이들과 다시 한번 가서
이 곳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우리나라에 이런 전쟁이
다시 일어날 일은 없겠지만,
어떤 일으로든 지금까지
제주를 힘겹게 지켜온 도민들의 눈에서
눈물 흘리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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