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 11:00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어제는 수산1리민들이 모여
한마음대회를 개최했다.
원래는 2년에 한번씩
수산리민들이 모여
한마음 체육대회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축소된 한마음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사실 마을 체육대회를 하면
배구, 이어달리기, 줄다리기, 축구 등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번엔 아쉬운 마음이 크다.
나보다 동네 어르신들이
더 많이 서운하셨을 것 같다.
어쨌든 이번 한마음대회는
이렇게 서운해 하실 어르신들을 위해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 드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물론 이번 한마음대회는
철저하게 발열체크부터 손소독,
마스크, 그리고 적당한 거리두기 등의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치뤄졌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제주 제2공항 반대결의대회로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는 수산리 이장님 뿐만 아니라
난산리 신산리 이장님까지 오셔서
그간 함께 반대투쟁을 해 온 것에 대한
이야기와 공항 건설의 향방이 결정되는
마지막까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해달라는 말씀을 주셨다.
참석하신 모든 수산리 마을분들은
공항이 생기면 삶의 터전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난개발로 망가지는
청정제주의 자연에 대한 걱정하는
마음으로 제주 제2공항 반대결의대회에
함께하셨다.
결의대회를 통해서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이
얼마나 억지를 부리며 강행하려 하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제주 제2공항이 공정하지 않은 절차를 통해서
얼마나 불합리하게 추진되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시한번 정리해서 글을 쓸까한다.
출처: https://ifellas.tistory.com/103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
결의 대회가 끝나고
어르신들께 맛나게 식사를 대접했다.
점심으로는 제주에서 잔치 때마다
끓여 대접했다는
몸국에서부터 돔베고기, 그리고
부녀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여러 음식을 드실 수 있었다.
어제 청년회에서 잡은 돼지로
만든 음식들인데
정말 제주에 와서
바로 잡은 돼지로 만든 돔베고기가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았다.
주변 친구들에게 한번 맛보게
해주고 싶은 맛이다.
이렇게 점심을 드신 후에,
어르신들께서 즐기시기 전에
흥을 돋구기 위해,
마을 줌바댄스 동아리에서 나오셔서
춤을 추셨고,
이어서 노래자랑도 시작했다.
한쪽에선 윷놀이와 투호 등을 즐기셨다.
노래자랑이 끝난 후에는
던지기만 하면 선물을 낚을 수 있는
낚시게임도 진행해
모든 어르신들이 선물을 받고
즐거워 하실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를 도우면서,
우리 마을 수산리가 더욱 좋아졌다.
코로나때문에 예정에 없던 행사를
급하게 진행하다보니,
약간의 미숙한 점들이 있었을지 몰라도
준비하는데 참여하신 모든분들이
정말 마을을 사랑하고,
동네 어르신들을 위하는 마음이
진실되고 매우 깊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육지에 살 땐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해서
어떤 사람들은 귀찮고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는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
마음들이 오고 가는 것이
“더욱 살 맛 나게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도시에서 살 때는
동네 어르신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지라는 생각은 커녕,
옆집에 누가 사시는 지도 몰랐는데...
처음에 여기 수산리에 왔을 때,
다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시고 관심가져 주셨고,
지금은 누구입니다 하면
“아~ 쌍둥이네~” 하며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마을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사람의 정을 느끼며 사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주 제2공항이 전면 백지화 되어야 겠지만...
이번 한마음대회에서 행사 진행을 도와야해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흥겨운 모습들을 이 글과 함께
공유드리지 못함이 너무 아쉽다.
더 많은 사진을 함께 보시면
수산리가 정말 좋은 곳이구나라고
더 잘 느끼실 수 있으실텐데...
어쨌든 제주 제2공항 반대를 하는
분들의 목소리에 관심 가져주시고,
더욱 지속 가능한 청정 제주가 될 수 있게
지켜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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