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밀의 문 _ 효명사

2020. 10. 24. 11:38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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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사진 명소들이 참 많다.

 

지금도 그렇지만, 

전에는 그런 명소들은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장소 공개를

하지 않는 곳들이 꽤 많았다.

 

그런 곳 중에 하나가

이곳 비밀의 문이 있는 효명사이다.

 

이 곳에는 문이 하나 있는데,

이끼로 뒤덮여 마치 예전 중세시대에 지어진 문으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나 안개가 끼어 있는 날은 

그 분위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2~3년 전만 해도 이 곳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았던 곳인데...

 

나도 어렵게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냈고,

아이들과 신나게 사진을 찍으러 갔던 기억이 있다.

 

효명사라고 검색해서 가면 되지만,

사실 그곳에 도착해서도 이 문을 찾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은 그래도 천국의 문, 극락의 문, 이끼의 문이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이 있어 찾아가기 쉬워졌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인 것 같다.

 

효명사 들어가는 아가들

 

 

5.16 도로에서 좀 걸어 들어가는 길이 좋다. 

물론 차를 가지고 절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숲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한 10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효명사 절 입구를 알려주는 듯한

큰 문이 하나 보인다.

 

사실 문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건물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문인데,

산신각이라고 적혀있다.

 

이 건물의 진정한 용도는 무엇일까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산신각의 용도는 무엇일까?

 

 

 

이 산신각의 규모만 봐서는

효명사가 꽤 큰 절일 것 같지만,

들어가게 되면 아기자기하지만,

꽤 정돈이 잘 되어있는 절의 모습이 

더 친근하고 편하게 느껴진다. 

 

법당을 지나던 아이들은

안에 계신 부처님을 보고 

밖에서 넙죽 절을 하며, 

기도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지나가다 돌탑을 봐도 

저렇게 절을 하고 기도를 한다.

 

어떤 기도를 그렇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물어봐도 잘 이야기 안 해 준다.

 

 

아이들이 법당 안의 부처님을 보고 절하고 있다

 

 

어쨌든 간단하게 인사를 드리고,

우리가 그토록 가고 싶어 하는 천국의 문으로 향했지만...

 

길을 잘 못 들어,

작은 소(연못?)에서 잠시 놀다 간다. 

 

무더운 여름에 물놀이 하기 딱 좋다는 생각만...

 

 

이 소에는 아주 맑은 물이 채워져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무더운 여름에 와서 

물놀이하기에 좋은 정도로 말이다. 

 

진짜로 하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생각만 해 봤다.

 

어쨌든,

다시 제대로 길을 찾아 

천국의 문에 도착했다. 

 

법당을 지나 바로 아래 방향으로 가면

이끼로 치장을 한

신비한 천국의 문이 보인다. 

 

이끼들의 몽글몽글한 잎들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름이 콩짜개라고 한다.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천국의 문

 

 

드디어 아이들과 이 신비한 문을 마주하고,

신나게 사진을 찍어본다.

 

아이들도 이끼에 둘러 쌓인 문이

이뻐 보이는 것 같다.

 

천국의 문 옆에 돌담들이 쭈욱 이어져 있고, 

이 돌담도 이끼로 가득하다.

 

그 앞에 뿌리를 드러낸

강인한 생명력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것 같은

한그루의 나무가

한껏 신비한 분위기를 더해 준다.

 

근데 어떤 연유로

여기에 이런 문이 생기게 되었을까?

이 효명사는 참으로 궁금한 것들을 많이 갖게 한다.

 

이 문을 지나면 물이 마른 계곡이 있다.

하지만, 비가 오게 되면

이 곳에 물이 가득 흐른다고 한다.

 

다음에 비 오는 날 꼭 한번 와 봐야겠다.

 

물이 말라 있는 계곡이 모습도 좋았지만,

물이 멋지게 흘러내리는 모습을 

천국의 문 사이로 보고 듣게 된다면,

정말 멋질 거 같다. 

 

뭘 그렇게 유심히 보는거야?

 

계곡에 있는 돌다리를 건너고 있는 아가들의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
계곡은 말랐지만, 주변 바위 틈 사이로 작은 폭포가 흘러내린다

 

뭐, 물이 말라 있는 덕분에

아이들은 이 계곡을 오가며,

신나게 뛰어논다. 

 

자연 속에서 이렇게 즐겁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제주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에 매우 만족스럽다.

 

와이프와 나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제주로 와서 사는 것이라고 항상 말한다.

 

사진 찍자 마음 먹고 옷도 화사하게 입었는데...

 

 

어쨌든 우리는 운이 좋아 아무도 없는 틈에

천국의 문을 지나 신비한 공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족들과 특별한 순간을 

이 곳에서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을 거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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