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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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억새 천국 새별오름
제주에서 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에서 가장 핫한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새별오름이다. 새별오름은 매년 정월대보름에 들불축제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코로나 때문에 내년엔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새별오름. 오름 이름이 너무 이쁘다. 왜 이런 이름이 지어졌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연유를 알게 되니, 왠지 측은하게 느껴지는 이름이다. 새별오름에서 제주의 대표적인 축제가 거행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억새 때문이다. 새별오름은 제주 서부지역에 대표적인 오름으로, 근방에서 단연 돋보인다. 새별오름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점점 커지는 오름을 보고 살짝 놀랄 수 있다. 그만큼 새별오름의 규모가 엄청나다. 이렇게..
2020.10.31 -
4월의 크리스마스 같았던 윗세오름
제주에는 자주 와도 한라산을 올라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들... 한라산 백록담은 대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한번 올라가고 올 3월 초에 한번 다녀왔다. 요즘은 백록담에 다녀오면 인증서를 준다고 하던데, 올봄에 갔을 때는 코로나 때문에 인증서 발급을 해 주지 않아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렇다고 또 다녀올 수도 없고... 성판악 코스로 갔었는데, 올라가는 건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평소 무릎 상태가 안 좋은 데다, 완전 돌밭으로 된 길을 내려오다 보니, 무릎에 통증 때문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시 그 고통을 감내하며 올라갈 자신이 없다. 내 인생의 백록담은 이제 없는 것인가? ㅜㅜ 하지만, 그래도 자주 다녀온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윗세오름. 영실코스를 따라가면 되는데, 백록담 ..
2020.10.30 -
바다와 오름을 함께 즐기는 함덕해수욕장
처음에 제주 와서 살 때, 동네 어르신들이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어떻게 30분도 넘게 걸리는 곳을 그렇게 잘 왔다 갔다 해? 힘들지 않아? 처음에는 이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 그리고, 1년 후에 바로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제주도라는 큰 섬에 살지만, 그 큰 섬에서 살고 있는 우리 동네 어르신들의 생활권은 여기 성산읍 정도이다. 그래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제주시만 해도 너무 멀다고 하시는 것이다. 나도 제주에서 좀 살다 보니, 30분 정도 가는 거리는 너무 멀게 느껴지고, 왔다 갔다 할 생각 하면, 벌써 피곤하다. 육지에서는 빨라야 한 시간 반 정도 되는 거리를 매일 출퇴근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다닐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동쪽에서 ..
2020.10.29 -
비오는 날 더 신비로운 물영아리오름
제주 오름 중에 산정호수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물영아리오름이다. 물영아리오름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있어 다양한 생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영아리오름은 4계절 내내 좋은 풍경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봄이면, 특히 5~6월에 보라색 산수국이 탐방로 곳곳에 피어 화려하지 않지만, 다소곳한 산수국과 함께 조용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이 되어도, 삼나무숲 사이로 더위를 피해 오름을 올라갈 수 있다. 가을에는 산정상에 있는 습지 주변의 단풍을 즐길 수 있으며, 겨울에도 삼나무숲 사이로 바람을 피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눈내린 아주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난 이 곳을 지난 겨울 눈 내린 날 처음 갔었다. 아이 하나와 와이프와 함께였는데, 아내는 신발을 너무..
2020.10.28 -
선이 이쁜 오름 용눈이에서 만나는 제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오름 중 하나가 바로 용눈이오름이다. 그 중심에 효리네 민박이다. 이 프로에 용눈이오름이 나온 이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용눈이오름을 알게 되었고 오르내리고 있다. 미디어의 힘이란...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 해 용눈이 오름 탐방로 하나가 휴식년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용눈이오름이 너무 많이 훼손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몇 년 지난 지금은 모든 탐방로를 개방하고 있는데, 역시나 정상 부분은 땅이 움푹 파여 지금은 보수 중에 있다. 제주의 멋진 곳들이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어쨌든 그렇게나 유명한 오름이 바로 용눈이오름인 것이다. 용눈이오름은 집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편하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용눈이오름의 능선은 정말..
2020.10.27 -
아이들 덕분에 오른 성산일출봉
아이들은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언제부턴가 초등학생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성산일출봉이 보일 때마다 올라가자고 했다. 하지만, 올라가보고 싶긴 하지만, 아이들이 올라가다가 힘들다고 징징거리기라도 할까봐 그래서, 아이들을 안고서, 업고서 올라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레 겁먹고 자꾸 미뤄뒀던 것 같다. 어느 날인가,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아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조금이라도 와이프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해야했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목적지는 바로 성산일출봉. 이렇게 일출봉에 오르게 되었다. 항상 성산일출봉 초입에서 놀거나, 계단 몇개 오르다 말고 내려오던 곳이었는데... 성산일출봉은 생각보다 가파른 경사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한다. 아이들은 신나서 쉽게 올라가는 것 같은데, 무릎이 안 ..
202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