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7. 11:11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오름 중
하나가 바로 용눈이오름이다.
그 중심에 효리네 민박이다.
이 프로에 용눈이오름이 나온 이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용눈이오름을 알게 되었고
오르내리고 있다.
미디어의 힘이란...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 해 용눈이 오름 탐방로 하나가
휴식년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용눈이오름이
너무 많이 훼손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몇 년 지난 지금은
모든 탐방로를 개방하고 있는데,
역시나 정상 부분은 땅이 움푹 파여
지금은 보수 중에 있다.
제주의 멋진 곳들이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어쨌든 그렇게나 유명한 오름이
바로 용눈이오름인 것이다.
용눈이오름은 집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편하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용눈이오름의 능선은 정말 너무 아름답다.
전체적인 오름의 형세를 보면,
정말 여성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맑은 날엔
푸른색 풀옷을 입은 오름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해 준다.
제주의 오름에는 말이나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용눈이오름에서는 말을 자주 볼 수 있다.
육지에 살다가,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육지에서 보기 힘들었던 말만 보면
너무 반갑고 신기했었다.
물론 지금도 이렇게 대자연 속에 있는
말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니
신기하고 멋진 일이긴 하다.
상상도 못 하던 삶이 나의 삶이 되어 버렸다.
제주 오름을 오를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건,
조금만 올라가도,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을 경험할 수 있고,
정말 가슴이 뻥 뚫리게 해 준다.
이런 맛에 남녀노소가 오름을 한번 찾으면
계속해서 찾게 되는 이유일 것 같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게 되면
분화구를 동그랗게 둘러서 탐방로가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분화구는
용이 쉬었던 편안한 보금자리 같아 보인다.
아니면, 이 분화구가 마치 용의 눈 같아서
용눈이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석양이 질 때,
용눈이오름에서는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용눈이오름은 선이 참 이쁘다.
분화구 한편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면,
분화구 안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여러 분화구의 라인들이 층층이 보이고,
저 멀리 여러 오름들과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눈이오름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가
제주의 오름 중 유일하게
3개의 분화구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때만큼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여러 오름들과 한라산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용눈이오름도 멋진 노을을
보기 위해 자주 가는 곳이다.
갈 때마다 보여주는 제주의 자연이 주는
특별한 파노라마는 항상 깊은 감동을 주고,
잠시 나를 잠시 멈출 수밖에 없게 한다.
해가 지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은 정말 최고의 아티스트이다.
해가 졌다고 해서 방심하거나,
바로 내려와서도 안 된다.
그때부터 진짜 마법 같은 시간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그래도 잠시 바쁜 걸음을 멈추고 기다려 준다면,
응당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지인들에게
오름은 언제나 옳다고 말한다.
언제나 나는 오름에서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다.
혼자서 가든,
친구들과 가든,
가족들과 가든,
언제나 좋았다.
제주의 오름을 여러분들도
충분히 즐기시기를 바라며,
대신에 훼손되지 않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조심해서 즐겨주시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 세대도,
그리고,
그다음 세대도,
이 아름다운 제주를 함께 즐겨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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