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네일상(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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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오름을 함께 즐기는 함덕해수욕장
처음에 제주 와서 살 때, 동네 어르신들이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어떻게 30분도 넘게 걸리는 곳을 그렇게 잘 왔다 갔다 해? 힘들지 않아? 처음에는 이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 그리고, 1년 후에 바로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제주도라는 큰 섬에 살지만, 그 큰 섬에서 살고 있는 우리 동네 어르신들의 생활권은 여기 성산읍 정도이다. 그래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제주시만 해도 너무 멀다고 하시는 것이다. 나도 제주에서 좀 살다 보니, 30분 정도 가는 거리는 너무 멀게 느껴지고, 왔다 갔다 할 생각 하면, 벌써 피곤하다. 육지에서는 빨라야 한 시간 반 정도 되는 거리를 매일 출퇴근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다닐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동쪽에서 ..
2020.10.29 -
비오는 날 더 신비로운 물영아리오름
제주 오름 중에 산정호수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물영아리오름이다. 물영아리오름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있어 다양한 생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영아리오름은 4계절 내내 좋은 풍경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봄이면, 특히 5~6월에 보라색 산수국이 탐방로 곳곳에 피어 화려하지 않지만, 다소곳한 산수국과 함께 조용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이 되어도, 삼나무숲 사이로 더위를 피해 오름을 올라갈 수 있다. 가을에는 산정상에 있는 습지 주변의 단풍을 즐길 수 있으며, 겨울에도 삼나무숲 사이로 바람을 피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눈내린 아주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난 이 곳을 지난 겨울 눈 내린 날 처음 갔었다. 아이 하나와 와이프와 함께였는데, 아내는 신발을 너무..
2020.10.28 -
선이 이쁜 오름 용눈이에서 만나는 제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오름 중 하나가 바로 용눈이오름이다. 그 중심에 효리네 민박이다. 이 프로에 용눈이오름이 나온 이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용눈이오름을 알게 되었고 오르내리고 있다. 미디어의 힘이란...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 해 용눈이 오름 탐방로 하나가 휴식년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용눈이오름이 너무 많이 훼손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몇 년 지난 지금은 모든 탐방로를 개방하고 있는데, 역시나 정상 부분은 땅이 움푹 파여 지금은 보수 중에 있다. 제주의 멋진 곳들이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어쨌든 그렇게나 유명한 오름이 바로 용눈이오름인 것이다. 용눈이오름은 집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편하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용눈이오름의 능선은 정말..
2020.10.27 -
아이들 덕분에 오른 성산일출봉
아이들은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언제부턴가 초등학생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성산일출봉이 보일 때마다 올라가자고 했다. 하지만, 올라가보고 싶긴 하지만, 아이들이 올라가다가 힘들다고 징징거리기라도 할까봐 그래서, 아이들을 안고서, 업고서 올라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레 겁먹고 자꾸 미뤄뒀던 것 같다. 어느 날인가,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아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조금이라도 와이프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해야했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목적지는 바로 성산일출봉. 이렇게 일출봉에 오르게 되었다. 항상 성산일출봉 초입에서 놀거나, 계단 몇개 오르다 말고 내려오던 곳이었는데... 성산일출봉은 생각보다 가파른 경사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한다. 아이들은 신나서 쉽게 올라가는 것 같은데, 무릎이 안 ..
2020.10.25 -
제주 비밀의 문 _ 효명사
제주에는 사진 명소들이 참 많다. 지금도 그렇지만, 전에는 그런 명소들은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장소 공개를 하지 않는 곳들이 꽤 많았다. 그런 곳 중에 하나가 이곳 비밀의 문이 있는 효명사이다. 이 곳에는 문이 하나 있는데, 이끼로 뒤덮여 마치 예전 중세시대에 지어진 문으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나 안개가 끼어 있는 날은 그 분위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2~3년 전만 해도 이 곳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았던 곳인데... 나도 어렵게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냈고, 아이들과 신나게 사진을 찍으러 갔던 기억이 있다. 효명사라고 검색해서 가면 되지만, 사실 그곳에 도착해서도 이 문을 찾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은 그..
202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