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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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덕분에 오른 성산일출봉
아이들은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언제부턴가 초등학생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성산일출봉이 보일 때마다 올라가자고 했다. 하지만, 올라가보고 싶긴 하지만, 아이들이 올라가다가 힘들다고 징징거리기라도 할까봐 그래서, 아이들을 안고서, 업고서 올라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레 겁먹고 자꾸 미뤄뒀던 것 같다. 어느 날인가,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아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조금이라도 와이프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해야했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목적지는 바로 성산일출봉. 이렇게 일출봉에 오르게 되었다. 항상 성산일출봉 초입에서 놀거나, 계단 몇개 오르다 말고 내려오던 곳이었는데... 성산일출봉은 생각보다 가파른 경사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한다. 아이들은 신나서 쉽게 올라가는 것 같은데, 무릎이 안 ..
2020.10.25 -
가을에 멋진 오름 _ 아끈다랑쉬 그리고, 다랑쉬
제주의 바다도 좋지만, 진정한 제주는 오름을 갔을 때, 마주하게 된다. 그만큼 각 오름이 주는 충격적이고, 아름답다. 처음 올라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주의 오름들을 다 올라가겠노라 목표로 삼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랬고, 내 주변 지인들도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360여 개나 되는 오름을 어느 세월에... 어느새 나의 목표들은 희망사항으로 바뀌고, 조용히 가까운 오름을 산책 삼아 가끔씩 가볼 뿐이다. 자주 가는 오름 중에 하나이며, 아끼고 싶고, 지켜주고 싶은 오름 중에 하나가 아끈다랑쉬오름이다. 다랑쉬와 아끈다랑쉬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오름인데, 느낌적으로 알 수 있듯이 다랑쉬는 엄마 오름같이 크고 높으며, 마주하고 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은 작고, 앙증맞다. 처음 다랑쉬오..
2020.10.23 -
가을엔 따라비오름이 좋다
제주는 가을이 참 좋다. 곳곳에 억새들이 피어있고, 바람에 살랑살랑 거리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다. 그래서 가을 오름은 정말 꼭 가보면 좋다. 제주에 와서 처음 오름에 올랐을 때,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진 곳을 왜 여태 몰랐을까 생각했고, 제주에 살면서는 오름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었다. 5~6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제주 하면 바다만 생각했고, 해안도로 위주로 여행을 많이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진정한 제주를 즐기고 싶다면 바로 오름을 올라가봐야 한다. 오름에 오름!! 하지만 몇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은 오히려 오름들이 많이 망가지고 너무 안타깝다. 정상 부분 보수를 하거나 휴식년에 들어가는 오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어쨌든, 가을 오름의 명소 중 하나가 따라비 ..
2020.10.17 -
네아이와 함께 즐겁게 떠난 쫄븐 갑마장길
요즘 가끔 집 주위 산책을 하면 함께 따라나서 주는 마루. 며칠 전 산책을 하며 마루가 더 많이 걷고 싶어 하길래, 그럼 아빠랑 10Km 정도 걸어볼래? 하고 물으니 기꺼이 가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다른 아가들에게 마루하고 아빠는 내일 10km 정도 산책할 거다 하니, 다른 아이들도 함께 따라나선다고 한다. 결국 그렇게 해서 온 가족이 출동을 하게 되었다. 이번 산책을 위해 나선 곳은 쫄븐갑마장길. 큰사슴이오름하고 따라비오름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코스로 10km가 좀 더 되는 그런 길이다. 오름과 잣성길, 그리고 삼나무길, 곶자왈 등 걷는 재미가 솔솔한 그런 길이다. 무엇보다 추석 즈음이면 억새가 황금빛으로 반짝거리는데, 그 광경이 정말 장관이다. 원대한 목표를 안고서 먼저 점심 대신..
2020.10.10 -
우리 마을 수산리 예술제_20200621
어느 날 청년회장님이 6월에 마을에 예술제를 진행할 거라 알려줬다. 영화 지슬의 감독인 오멸감독님도 참여하신다고 하면서 말씀해 주시는데, 영화 지슬도 잘 모르고, 오멸감독이라는 사람도 첨 듣고... 어쨌든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다. 그래도 마을에서 뭔가 예술제를 한다고 하니 기대가 될 수 밖에... 사실 우리 마을 수산리는 국토부와 제주도정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때문에 불안함을 가득 안고 있는 마을이다. 동네 곳곳에는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그런 마을... 나는 6년 전 서울에 있는 가족을 떠나와 제주 여기저기 돌아보며, 우리가족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마을을 찾았었다. 그러다 가장 조용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진 수산리가 좋아 이 곳으로 오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
202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