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31. 18:08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그제 저녁부터 눈이 오더니
어제 드디어 우리 동네에 눈이 쌓였어요.
일 년에 한 번 쌓일까 말까 한 일이
어제 그리고 오늘 벌어진 거예요.
이틀 동안 집 정원에 눈이 쌓여 있던 건
제주 와서 산 지 6년 만에 처음인 것 같아요.
날씨도 어제는 -1도, 오늘은 영상 1도였어요.
더 추웠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들은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귀한 눈을 영접하기 위해
아침부터 대충 점퍼를 걸치고 밖에 나가
놀았어요.
덕분에 아침부터 현관은 물바다가 됩니다.
눈이 얼마 쌓이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그 눈들의 영혼까지 긁어 모아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과연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까 했는데,
밖에 나가서 일 보고 들어오니,
그 어려운 걸 해 내었네요.
참 대단한 아이들입니다.
쌍둥이들은 얼마 쌓이지도 않은 눈 위에서
벌러덩 누워서 천사를 만들겠다고
바둥바둥거리는데,
너무 귀엽고 웃겼어요.
'그....근데..., 아가들아, 눈이 없어서 옷에
흙이 잔뜩 묻어....ㅜㅜ' 라고
혼자 맘 속으로만 외쳐봅니다.
아이들의 흥을 깰 순 없잖아요.
이런 행복한 모든 순간들이 죽을 때까지
잊히지 않고 간직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가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눈이 온 덕분에 마을 전체가
더 멋있어졌어요.
매일 보는 마을 풍경이지만,
오늘은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로
바뀌었답니다.
지난주부터 이번 주에 큰 눈이 온다고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좀 아쉽긴 했어요.
그래도 이렇게라도 눈이 와준 덕분에
아이들과 저는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어요.
정말 감사할 일이긴 해요.
내일부터는 날씨가 다시 따뜻해지네요.
눈들도 내일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나!
다음 주에 또 눈 예보가 있는 듯해요.
다음 주에는 더 많은 눈이 와서
저희 가족들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네요.
벌써 올 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올 한 해 코로나-19 덕분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들을 못 한 것 같아요.
뭐 시골에 사니까 코로나-19와 상관없이
특별한 일들이 있는 것도 아니긴 해요.
그래도 가족 모두 무탈하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올 2020년을 보내게 되어
참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분들도 2020년 괜찮은 한 해였기를 바라구요,
내년 2021년에는 더 벅차고 행복한 일들로
하루하루가 채워지시길 바라겠습니다.
올 한 해 수고 많으셨고,
내일부터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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