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따러 가세

2021. 5. 12. 12:02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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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와이프와 내가 따다 준

산딸기 맛을 들인 큰 딸이 

한 달 전부터 산딸기를 따러 가자고 졸랐다.

 

내가 오름가자고 할 때는 댓구도 안 하더니,

산딸기는 맛있다고 가자고 하는 아이들~

 

"산딸기 많은 곳에는 뱀도 많아~"

이렇게 겁을 줘도 아이들은 상관없는 듯하다. 

 

지지난 일요일에 작년에 산딸기를 

많이 땄던 수산한 못으로 가 보았으나,

산딸기가 많지 않아 보리 사진만 찍고 왔는데...

 

바람에 멋스럽게 날리는 보리들

 

이번 주에도 다시 가보니, 

지난주보다는 산딸기가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많지는 않았다. 

 

눈에 띄지 않는 산딸기님들
뱀나올까 무서운데...

 

그러다 만나게 된 무꽃 밭.

무를 뽑지 않고 두면, 

이렇게 멋진 무꽃 밭이 된다. 

올해 무값이 싸서 그냥 버려뒀나 보다. 

농민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그 덕에 우리 가족이 이렇게 호강을 한다. 

 

"감사합니다."

 

 

무꽃 밭을 잘 감상한 후에, 우리는

결국 SNS 산딸기를 많이 채집했다는

동네 친구네 연락을 해서 도움을 청했다. 

 

알려준 곳은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어쨌든 기대를 안고 그곳에 갔는데, 

한 10분쯤 따니까 더 이상 딸 만한 것이 없었다. 

 

이 정도로 만족하고 돌아서야 하나 고민하다,

이왕에 아이들과 나온 김에 산딸기를 좀 더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다 정말 작은 공간에 높은 밀도로 

열려있는 산딸기 밭을 찾게 되었다.

 

아이들은 손에 까시가 찔리면서도 

신이 나서 산딸기를 땄다. 

 

산딸기 따러 가기 싫다는 막내가 

제일 열심히 알이 꽉 찬 딸기를 잘만 딴다.

 

이렇게나 많이 땄어요~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은 엄마한테 산딸기를 씻어 달라고 하고

바로 열심히 흡입한다.

 

중간중간 그 싫어하는 애벌레가 나와도,

꿋꿋이 먹는 아이들이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하다.

 

정말 오랜만에 산딸기 덕분에 

가족들이 함께 뭔가를 한 것 같아

그 날 하루가 꽉 채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가족들끼리 호젓하게 뭔가를 할 수 있는

제주라이프에 새삼 감사하다. 

 

제주는 지금 코로나 19 감염자가 

관광객 위주에서 지역 감염자 중심으로 바뀌고,

매일 10명에서 20명 사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방금도 13명 확진자 발생했다는 문자가... ㅜ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알아서 피해 지나치기를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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