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산일출봉에서 외식이야~

2021. 5. 19. 13:11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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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아이들과 밖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이들은 매일 산책을 하자하는데,
개으른 엄마, 아빠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대고
미루기만 해 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중에 우리 아이들도
뭔가 주어진 일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처럼 핑계거리를 찾으며
피하려할까 걱정도 한다.

참 이중적인 나의 모습이다.

어쨌든 아이들과 함께 노을을 보면서
저녁을 먹을 만한 곳이 어디있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장소는
성산일출봉 주차장!

우선 마을에 있는 면맛이 입맛에 좋아라는
국수집에가서 김밥을 포장했다.
그리고 일출봉주차장로 향했다.

근처에 편의점이 있으면
컵라면 하나씩 사가지고
차에 앉아 함께 먹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다행이 근처에 편의점이 있었다.

우선 사람이 없는 곳에 주차를 하고
바로 넘어가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넘어가는 황금색 햇빛을
받은 성산일출봉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성산일출봉 초지에는 말 두마리와
저 멀리서 맘껏 뛰놀고 있는
강아지 한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은 이쁘다하며,
각자 사진찍기에 바쁘다.


오랜 만에 여유있게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이지만,
정말 언제봐도 멋진 우리의 자연유산이다.

마음같아선 일충봉 정상에 올라가서
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다음엔 마지막 입장시간과
하산시간을 확인해봐야 겠다.

일출봉을 뒤로하고
해가 넘어가는 쪽을 바라보니
이젠 제법 높은 건물들이 늘어나
해 넘어가는 장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이런 것까지 고려해서 건축 규제를
해야하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같은 위치에서 충분이 해넘이를
볼 수 있었는데...

빌딩사이로 넘어가는 해의 마지막 모습을
훔쳐볼 수 밖에 없었다.


해지는 왼쪽으로 오늘의 마지막 햇빛을 잡고 있는
대수산봉, 큰물뫼오름과 광치기해변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구름에 휩싸여 있던 한라산과
한라산을 받들 듯
그 앞에 나열해 있는 오름군들도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정말이지 오랜 만에 제주다운 광경을 눈에 담았다.
제주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 멋진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며 살지는 못한다.

제주로 이주한지 얼마나 됐다고,
관광오시는 분들과
정작 삶의 공간이 된 우리와의
제주를 대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겼다.

멋진 자연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아이들 덕분에 오늘도
제주를 제대로 대하고 있다.

오늘의 해와 작별을 하자마자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한다.

근처 편의점으로 가
마음에 드는 컵라면을 하나씩 손에 들고
다시 주차장으로 와 차 안에 차곡차곡 자리 잡아본다.

얼마 전만 해도 다 함께 들어가
식사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쉽지않다.
아이들이 그 만큼 많이 컸다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새
8시가 훌쩍 넘었다.

성산일출봉 뒤 바다에는
어선들이 밝게 불을 밝히고 있다.


이제 집에 가야하는데,
아이들은 바닷가 산책을 더 하든지,
자센들의 초등학교 가서
놀자고 한다.

아직 부족한가 보다.
아쉽지만 아이들의 욕구를 더 이상 해소시키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쨌든  이날 하루도 아름답게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들 하루하루가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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