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1. 11:53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제주라이프
어제 뜬금없이 걸려온 전화 한 통.
"형님 내일 새우 파티 있으니까, 옵서"
"응?"
"회비 2만 원이니까 아이들이랑 형수랑
다 함께 와~"
우리 수산리 전 청년회장은
언제나 그랬든 별안간 전화를 걸어
짧고 굵은 통화를 하고 끊어버린다.
'갑자기? 왜?'
난 영문도 모르는
그의 짧은 통화를 마쳤지만,
내일 일 마치고 가서
즐겁게 술 한잔 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오늘 마침 비가 많이 와서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약속한 시간이 되어
가족들과 함께
약속한 장소로 갔다.
그 장소는 원래
'면맛이 입맛에 좋아'
라는 수산리 맛집이었는데,
어머님께서 힘드시다고
복지 관련된 일을 하신다고
그만 두신지 얼마 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새우 파티한다고 장소를 이렇게 내어 주신 것이다.
우리 가족 6명이 달랑 2만 원 챙겨 들고,
그곳에 도착하니
청년회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준비를 하고 있다.
새우, 닭꼬치, 통닭, 스파게티, 볶음밥,
그리고 알코올 들....
아이들도, 아내도, 나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지만,
막상 가면, 항상 후한 대접을 받고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새로운 사람들도 몇 만났다.
젊은 친구의 여자 친구, 그리고 우리 멤버의 친구인데
제주에 새롭게 온 친구 등...
이렇게 수산리에 좋은 사람들이
자꾸 늘어간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
만나서, 어디 가서 털어놓을 수 없던
나의 일 이야기도 늘어놓아보았다.
재미없고 피곤한 이야기이지만,
잘 들어준다.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너무 감사한 시간이 된다.
오늘도 수산리에 내가
자리하고, 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됨을
감사하게 된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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