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30. 08:55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어쩌다 떠난 여행
벌써 다둥이네 한 달 여행 중
30일째 날이 되었어요.
전날도 아이들과 무리했기에
이 날은 정말 무리하지 않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볼까 했어요.
치앙마이에서 토요일에
가 볼만한 마켓이 2개가 있는 것 같았어요.
이날 오전에 방문하고 싶었던 마켓은
제가 치앙마이 여행 중
두 번째로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그곳은 바로 바파오 벼룩시장
(Ba Pao Flea Market)이에요. Ba Pao Flea Market
+66 83 529 3299
https://maps.app.goo.gl/PPWaUD716JSk63qh8?g_st=ic
바 파오 플라 마켓은
일반 마켓들과는 다른
아주 이색적인 공간이에요. 바로 코코넛 농장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이거든요. 가기 전에 사진으로 봤을 때
정말 사진만 같아라.
괜히 사진 보고 마음에 들어 덥석 갔다가
혹시나 실망하면 어쩌나 했는데…
딱 도착해 보니,
저는 기대 이상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모든 코코넛 농장의 일반적인 풍경이
원래 이렇게 평화로운지 모르겠지만,
푸릇푸릇한 농장이
매우 이국적으로 다가왔어요. 코코넛 농장을 둘러싸고
상점들이 펼쳐져 있었고,
중앙에 있는 코코넛 농장에는
코코넛 나무가 열 맞춰
쭈욱 심어져 있었어요.
코코넛 나무가 심어진 곳 사이는
밭고랑처럼 움푹 파여
물이 고여 있었는데,
그 물 위에 자잘한 수생식물이
덮고 있어 온통 초록색 풍경이
펼쳐졌어요.
그리고 이렇게 보기만 해도
상큼한 곳에
대나무로 만든 평상 같은 것들이 있어
여기 바파오플리마켓(Ba Pao Flea Market)을
방문한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쉴 수 있었어요. 저희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일단 자리 잡고 식사부터 했어요. 여기 벼룩시장 음식들은
깨끗하게 정돈된
코코넛 농장에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았어요. 가게들도 매우 깔끔했고
정말 음식들도 맛있더라고요. 저와 아내는 모든 음식이
맛있다며 깨끗이 먹어치웠어요. 여기서 음료도 세 가지 먹었는데,
아보카도주스, 옥수수밀크, 사탕수수착즙까지
골고루 먹어봤어요. 일단 아보카드 주스는
우리가 흔히 먹는 아보카드를
통째로 갈아서 마시는 맛이라
일단 걸쭉하니
느끼해서 많이 못 마시겠더라고요. 아보카드를 좋아하는 제 아내도
느끼하다고 못 먹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다음은 사탕수수 착즙.
이건 꿀차 드셔 보신 분들은
그런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꿀물보다는 덜 달고
꿀차보다는 조금 더 단. 시원하고 맛있게 마실 수 있었어요.
단 것 싫어하시는 분들은
좀 싫어하실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그리고 옥수수밀크!
던 이게 제일 맛있더라고요.
옥수수의 맛이 달달하게 나는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설탕을 넣었을까요?
정말 달았어요.
밥을 맛있게 먹고
저희는 좀 더 자세히 마켓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아이들은 먼저 달려가서 둘러보더니
갑자기 솜사탕을 손에 하나씩 들고 왔어요. 알고 보니 이 날이 태국의 어린이날이어서
그냥 아이들에게 솜사탕을 무료로
나눠 준 것이었어요.
이 날 유난히 그랩 잡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 어린이날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원래는 9월인가가 어린이날이었는데,
그때쯤이 우기여서,
1월 둘째 주로 어린이날을 바꿨다고 해요.
치앙마이에서는 어린이 날 때
다들 치앙마이 동물원에 간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쪽으로 가는 길이
아침부터 꽉꽉 막혀 있더라고요.
어쨌든 아이들은 솜사탕도 받고
횡재했네요.
그리고 큰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옷이 있어
샀는데, 역시 어린이날이라고 알아서
많이 깎아 줬어요. 치앙마이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왠지 특별한 관심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날이 날이어서 그랬던 걸까요?
여기 마켓이 하나 더 특이한 것은
염소를 데리고 와서
풀어놓더라고요. 그래서 새끼 염소들이
마켓에 활보하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먹이도 주고
만질 수 있었어요.
저희 막내는 아예 염소를 데리고 온
상점 옆에 자리 잡고 앉아서
저희만 둘러보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들만 둘러봤지요~
Ba Pao Flea Market은 크지 않아서
금방 둘러볼 수 있었지만
떠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어요.
짧지만 특별한 공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아쉬운 발걸음을 숙소로 향했어요. 역시나 날이 날이었던 만큼,
그랩 잡기가 쉽지 않았지만
운 좋게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아이들은 오늘 일정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저와 아내는 치앙마이 토요 야시장(Saturday Night Market)에 가기로 했어요. 사실 여기저기 야시장도 많이 다니고
다음 날 지난주에 마저 둘러보지 못했던
선데이마켓을 둘러보기로 했어서
굳이 가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그래서 쉴까도 생각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다둥이네 여행을
더 꽉 채우고 싶어
귀찮지만 일단 나가봤어요.
치앙마이 토요 야시장(Saturday Night Market)은
올드타운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도착하니 입구부터 매우 붐볐어요. 전체적인 마켓은 선데이마켓보다
좀 더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규모가 작지는 않았어요.
메인 골목에서는 옷이나, 다양한 아이템들을
메인 골목에서 옆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있었어요.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길거리 음식을 많이 먹어보지 못했는데,
이 날은 편하게 이것저것 먹어볼 수 있었어요. 특히 리치, 흑생강, 딸기, 용안 와인을
팔고 있었어요. 맛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렇게 시장 한가운데서 와인을 먹어볼 기회가
또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작은 가게 앞에 간이의자에
아내랑 나란히 앉아 살펴보니,
이 와인들은 치앙마이 대학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와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신뢰하며
주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와인 한잔에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데,
70바트 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병에 240바트. 와인 알코올 도수가 궁금해 물어보니
13도에서 18도 정도라고 했던 것 같았어요.
일반 와인보다 도수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처음엔 저는 몸생각해 흑생강 와인을,
아내는 리치 와인을 주문했는데,
한잔 가득 채워 주더라고요. 맛도 좋았어요. 주변에 무대가 있어
밴드나 지역 소수 민족의 공연들이
이어져, 음악도 들으며
마실 수 있었어요. 결국 나머지 딸기와 용안 와인까지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어요. 저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잔도 레몬을 잘라 넣은 물로
깨끗이 씻어서 보관하더라고요. 한 병 사 오고 싶었지만 참았답니다.
이렇게 아이들로부터 자유를 얻어
둘러보니 야시장에 더 집중해
즐길 수 있었어요.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다둥이들 넷이나 데리고 다니려면
정말 아이들한테 대부분 집중해야 하거든요. 이렇게 여기저기 둘러보던 가운데
화장실에 가고 싶어 사원을 찾았어요. 보통 야시장 근처에 있는
사원에 가면 화장실이 꼭 있었거든요. 그래서 근처 사원으로 갔는데,
이럴 수가!! 정말 아름다운 사원이었던 것이죠.
바로 실버 사원으로 유명한
스리수판 사원이었거든요. 이 사원은 사원 전체가
은으로 만들어졌어요.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도 은으로 다 장식이 되어 있어요. 게다가 밤에는 외부에
오색 조명을 설치해
시시각각 은빛 사원이
보라색, 빨간색, 파란색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정말 화려하고 웅장했어요.
스리수판 사원
+66 61 403 2815
https://maps.app.goo.gl/565NfHFsKZRJuFFu9?g_st=ic
기대하지 않았던 야시장이었지만
정말 이 날도 너무 화려하고 멋진 하루였어요.
역시 치앙마이의 마켓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네요~
우리 다둥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 대신 자유를 얻었던 하루이기도 했네요.
나중에 다시 치앙마이에
가족들과 온다면
토요야시장에 함께 와야겠어요.
이렇게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토요일을 보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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