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185)
-
빛과 음악에 취하다 _ 빛의 벙커: 반 고흐전
제주에 살면서 실망스러운 것 중에 하나가문화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미술관이 있긴 하지만, 주로 내가 사는 곳에서 정반대 쪽인 서쪽이나 제주시 쪽에 있어서가기가 쉽지 않았다. 한 번은 현대미술관에 아이들과 함께큰 맘먹고 갔는데,쉬는 날이어서 그 먼길을헛걸음한 적도 있었다. ㅜㅜ 물론 박물관도 엄청 많다.진짜 벼래별 박물관들이 있는데,가보면 너무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 잘은 모르겠지만,추측컨대 제주도정이제주의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많은 지원을 해 줬나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한심한 박물관들이 많이 생기겠나... 너무 엉망인 박물관들은 당연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고,결국 문 닫은 곳들이 많이 생겼다. 아마 여행 중에 많이 볼 수 있을 텐데,그렇게 방치된 박물관들은더욱 흉물스럽다..
2020.11.07 -
절벽을 따라 걷는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
8년 전에, 금호 리조트에서 묵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 돌도 안된 쌍둥이와 5살인 큰애, 그리고, 만삭인 아내와 함께, 제주로 여행을 왔었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차를 끌고 와서 배에 차를 싣고 제주에 입도했다. 물론 갈 때도 같은 루트로...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로 그렇게 왔는지...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여행에서의 여유보다는, 애들 돌보는고, 밥 먹인 기억만 남는다. 하나로 마트에서 회 떠다 숙소에서 먹고, 흑돼지 사다가 역시 숙소에서 꿔 먹고... 우리 가족들의 제주 여행은 그것으로 끝났다. 그렇게 우리가 며칠을 묵었던 이 곳 바로 옆에, 남원 큰엉 해안 경승지가 있었을 줄이야... 한참 지난 후에야 알았다. 이렇게 멋진 곳에 우리가 묵었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참 다..
2020.11.06 -
마음 속을 걷다 _ 사려니 숲 길
2014년 겨울 제주로 와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2015년 3월에 제주로 가족들과 헤어져 제주로 와 사업을 시작했었다. 처음 순조로웠던 사업은 갑자기 뜻하지 않은 사고로 결국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정말 가족들도 힘들어할까 봐 이야기도 못하고, 어디 의지할 곳 없을 때, 나를 위로해 주던 소중한 곳이 있었다. 그곳이 바로 여기, 사려니 숲이었다. 사려니 숲의 뜻은 신령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 때, 여기를 걷고, 그렇게 치유받는 느낌을 받았나 보다. 특히 여름에 비오는 날, 울창한 숲 터널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는 딱 신선들이 거니는 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비가 올 때는 인적도 드물어서, 비가 나뭇잎과 길을 적시는 소리는 산신령이 들려주는 치유 음악으로 들..
2020.11.05 -
가을에 백약이오름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다
제주 동부에 아름다운 오름들이많아서 참 좋다.그중 하나가 바로 백약이오름이다.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올라가는 오름 중에 하나였다. 효리네 민박 방송하고사람이 많아지기 전에는... 백약이 오름은 내가 제주에서가장 좋아하는 길인 금백조로 옆에 있는 오름이다. 백약이 오름 시작점은오름 정면으로 쭉 뻗은 길 끝에계단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이 곳은 갈 때마다 웨딩 촬영을 하시는분들을 만날 정도로 이쁜 오름으로촬영명소이기도 하다. 백약이오름도 15분 정도면올라갈 수 있는 오름이긴 하지만, 일단 올라가면, 성산일출봉까지시원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반대편으로는 한라산도 볼 수 있다. 올라가는 길에 가끔 소들이자유롭게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용눈이오름에서 말을 보는 것과 같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2020.11.04 -
앉아서 세계여행 _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가다
어제 수산리 마을회관에서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앉아서 세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인에서 3년간 스페인에서 가이드를 한 가이드님을 초빙해 스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요즘 코로나 19 시대에 활동 반경이 작아지고, 더욱 여행을 갈망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지금, 현지 가이드와의 만남을 통해 실제로 그곳에 간 듯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수산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스페인 카탈루니아에 대한 간단한 역사로 시작해서, 가장 유명한 공간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구엘 공원,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신적인 존재 안토니 가우디와 그의 다른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여러 사진들을 통해 자세히 들을 수..
2020.11.03 -
제16회 수산1리 한마음 대회
어제는 수산1리민들이 모여 한마음대회를 개최했다. 원래는 2년에 한번씩 수산리민들이 모여 한마음 체육대회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축소된 한마음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사실 마을 체육대회를 하면 배구, 이어달리기, 줄다리기, 축구 등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번엔 아쉬운 마음이 크다. 나보다 동네 어르신들이 더 많이 서운하셨을 것 같다. 어쨌든 이번 한마음대회는 이렇게 서운해 하실 어르신들을 위해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 드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물론 이번 한마음대회는 철저하게 발열체크부터 손소독, 마스크, 그리고 적당한 거리두기 등의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치뤄졌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제주 제2공항 반대..
2020.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