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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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 _ 잘 사는 것이란?
누구나 그러하듯 나는 잘 살고 싶었다. 그리고, 제주가 얻어걸렸다. 잘 사는 것이란? 일을 핑계로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직장에서는 동료들에게 열정을 강요하며 그들의 노력에 기대어 내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것 같은 미안함...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그냥 잘 살고 싶었다. 우연히 오게 된 제주에서 놀라운 아침을 맞이했다. CF에서 봤을 법한 찬란한, 그 어느 때보다 황홀한 아침을... 그 아침을 보고, 3개월 후... 얻어걸린 제주로 왔다. 이렇게 빨리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떠나겠다고 나서 준 두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정성 있고, 소소한 수익일지라도 동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 보자고 꿈을 담아 시작한 사업... 출발은 ..
2020.11.16 -
동백꽃을 만나러 간 동백동산
제주는 걷기 좋은 숲들이 많아, 참 좋다. 아이들과 함께 가본 곳 중에 하나가 선흘곶 동백동산. 그래서 그곳에 가면 도착하자마자 많은 동백꽃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하고 갔지만, 아직은 이른 때여서 그런지 동백꽃을 보기 쉽지 않았다. 동백동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2곳이 있는데, 한 곳은 동백동산습지센터가 있는 곳이고 다른 쪽은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리가 간 곳은 동백산 습지센터 쪽이었는데, 동백꽃은 반대쪽 입구에 많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 가족은 동백꽃이 없다고 돌아서지않고 다 함께 숲 속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걷다 보면 볼 수도 있을지도 모르니... 숲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우거진 나무가 우리 머리 위를 감싸고 든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제주 4.3 사건 때 사람들이 숨어있던 동굴도 보인다. ..
2020.11.16 -
바다로 가는 시내가 있는 공천포와 씨글라스
제주바다 중에 몽돌몽돌한 돌이 있는바다가 몇 군데 있다. 그중에 하나가 공천포이다. 보통 제주 바다 하면, 에메랄드 빛 바다와 모레가 있거나아예 용암이 바다와 만나 형성된바위들을 연상할 수 있는데, 공천포에는 몽돌몽돌한 돌들이 해안에 깔려 있다. 공천포를 가끔 가는데,이번에 처음 안 사실이 있다. 바로 공천포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지금까지 왜 모르고 있었지? 그것이 바로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시원한 천이 있다는 것. 시원하게 흘러가는 시냇물(?) 아이들은 바다보다는 시원하게흐르는 천 쪽으로 갔다. 물에 발을 담그니,역시 얼음장처럼 차갑다. 아무래도 용천수 인가 싶다.물도 깨끗해 보이긴 하던데.... 어쨌든 아이들과 여기서 이리저리왔다 갔다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2020.11.15 -
우리 가족 모두 작가랍니다 _ 아이들과 책만들기
제주 와서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아이들과 다양한 수업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큰아이의 경우는 유치원부터 엄청 가기 싫어하고 맨날 엄마한테 혼나면서 거의 끌려갔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가서는 엄마와의 그런 대립이 더욱 강해져서 아이도 힘들어하고 엄마도 힘들어 지쳐했다. 나는 나대로 제주에 1년 먼저 들어와서 자리를 잡아 보겠다고 바둥거리느라 아이들과 아내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떨어져서 지내고,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힘든 것들을 감내하고 서로 이해해주기만을 바라다 처음 부부싸움이라는 것도 하게 됐다. 그렇게 1년 동안 각자 생고생하고, 14개월 후에 가족들 모두 함께 살 수 있게 되었다. 어쩌다 얻어걸린 이곳 수산리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수산초등학교와 수산초등학교 병..
2020.11.13 -
태고의 신비를 담고 있는 비자림숲
제주에는 멋진 곳들이 정말 많다. 물론 이렇게 멋진 공간들이 자꾸 개발로 인해 파괴되고 축소되고 있어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의 아름다운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하려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물론 비자림숲처럼 잘 보존되어 있는 곳도 있다. 비자림 숲의 가장 큰 장점은 남녀노소 부담없이 제주의 원시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신에 일반입장객들은 입장료 3,0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민은 무료. ^^ 비자림로는 A코스와 B코스로 되어 있는데, A코스는 2.2Km로 임산부와 나이드신 분들도 편하게 걸으실 수 있도록 화산송이가 깔려있다. 45분 정도 소요된다고 예상하시면 된다. B코스는 이보다 1.2km 정도 더 길고, 오솔길로 되어 있다...
2020.11.12 -
공항 가는 길 촬영지로 유명해진 오조포구
제주에서 유명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곳이 있다. 2016년에 이상윤, 김하늘이 주연했던 공항 가늘 길이라는 아름다운 불륜(?) 드라마가 있었다. 그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조포구를 찾아왔다. 이유는 공항 가는 길에서 주인공 이상윤의 제주 작업실이 바로 오조포구에 있던 창고였다. 원래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였기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오조감상소로 활용되어 사진 전시 등이 되고 있긴 한데, 코로나와 태풍으로 인해 운영이 잘 되는 편은 아닌 듯하다. 어쨌든 방송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오조포구에 있는 창고에서 사진 참 많이 찍으셨다. 아쉬웠던 것은 대부분 오조포구까지 차를 타고 들어오셔서 사진만 찍으시고, 근처에서 좀 계시다가 다시 차 타고 돌아가셨다는 점이다. 사실 오조포구를 포함..
202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