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과 시작, 성산일출봉에서 펼쳐지는 불꽃축제 성산일출제

2020. 12. 21. 21:26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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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0년도 이제 10일밖에 안 남았다.

다들 코로나19로 맘고생 많이 하셨던 

2020년이 이렇게 저물어 가는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매년 성산일출봉 바로 앞에

무대를 만들고, 

성산일출제를 했다.

 

성산일출제는 12월 31일 낮부터 

다음 날까지 진행되는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다.

 

이때가 되면, 유일하게 성산지역 호텔들과 펜션들이 

만실이 된다. 

그래서 성산일출제를 보러 오는 분들은 

미리미리 성산일출봉 근처 호텔 예약하셔야 

저렴하게 하실 수 있다. 

 

뒤늦게 하시면 방 구하시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쌀 수 밖에 없다. 

 

성산일출제를 하면,

이 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무대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지고,

다양한 먹거리와 지역특산물 판매도 이뤄진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성산일출제의 하이라이트는 

성산일출봉 앞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와

해맞이 행사이다. 

 

축제방문객 및 도민들은 소원성취와 만사형통을 바라며

성산일출제에 많이 참여하셨는데, 

아쉽게도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을 맞이하는 

성산일출제는 코로나 19 여파로

아쉽게도 취소가 되었다.

 

성산일출축제위원회는 12월 18일부터 제주도도 코로나 19환자가 

급속하게 확산되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고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이 대거 몰리는 행사를

강행할 수는 없어 성산일출제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성산일출제와 함께 매년 1월 1일 열리는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도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고 한다.

올해 성산일출제를 취소하기 때문에

당연히 불꽃놀이도 볼 수 없다.

 

다만,  성산일출제는 취소되었지만, 

축제의 상징성을 이어가기 위해

12월 31일 오후 11시50분부터 축제위원회 관계자만

모여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만 지낼 예정이라고 한다.

 

그나마도 코로나 19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제주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성산일출제는 2010년과 2017년에도

각각 구제역과 조류독감(AI) 확산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일출제가 취소되면서 해맞이 행사도 못하게 되었다.

12월 31일 오후 7시부터

2021년 1월 1일 오전 9시까지

성산일출봉 입장 자체가 안 된다.

 

성산일출봉이 통제되니,

괜히 해맞이 오신다고 

헛걸음 하지 않기를 바래요.

 

어쨌든 이렇게 성산일출제가 취소된

아쉬운 마음을 지난 불꽃놀이 사진으로나마 

달래볼까 한다.

 

난 2018년 성산일출제(제26회 성산일출제)부터 참여를 했다.

사실 참여했다기 보다는 불꽃놀이 사진만 

찍으러 갔었다.

 

성산일출제가 시작되면, 낮부터

성산일출봉으로 들어가는 길목들은 차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그래서, 성산일출제를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서둘러서 가시던가,

근처 숙소를 잡으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다. 

 

예전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출제에 맞게

프로그램을 잘 짜서 1박2일동안

알차게 놀 수 있게 했는데,

올해는 너무 안타깝게 되었다.

 

어쨌든 기온이 그렇게 낮지 않더라도

일출제가 진행되는 성산일출봉은 

바람이 거의 항상 심하게 불어서 

옷을 단단히 입지 않고 가면 

정말 낭패를 보기 딱 좋다.

 

그래서 난, 집에 있다가 

불꽃놀이 시작하기 1시간 정도 남으면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성산일출봉까지는 차도 막힐 것 같아서 

2018년에는 오조포구에 가면 

성산일출봉을 마주할 수 있으니,

그곳으로 가봤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진 않았지만

역시나 이 곳에도 몇몇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자리하고 있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1월 1일이 되자 여지없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 날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부는 바람에

삼각대를 설치했는대도 카메라가 흔들려

생각보다 사진이 잘 찍히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불꽃도 하늘에서 멋지게 터져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여기저기 심하게 흐트러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바다 건너 보이는 성산리 건물의 불빛,

그 뒤로 보이는 성산일출봉, 

그리고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한 불꽃놀이를 

조용한 분위기에서 편하게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이때 혼자만 와서 보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집에 가서 보니, 아이들과 아내는 집에서 멀지만 

불꽃놀이를 봤다고 자랑한다.

 

내가 더 멋지게 본 것 같은데,

진 것 같은 기분은 왜일까?

 

2019년 성산일출제 불꽃놀이 시작 전 조용한 성산리와 일출봉
드디어 불꽃이 쏘아 올려지고~

 

 

2019년에 봤던 성산일출제 불꽃놀이는

약간 거리가 멀어 약간은 아쉬웠었다. 

 

그래서, 2020년 새해를 맞이하는 불꽃놀이는 

성산일출봉 가까운 곳에 가서 보기로 마음먹었다.

 

제27회 성산일출제 그 날에는

사랑하는 나의 첫째 딸도 함께 가서 

보겠다고 따라나서 줬다.

 

딸과 함께 불꽃놀이를 본다니,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추운데 고생하는 건 아닐까

내심 마음이 쓰였다. 

 

어쨌든 렛고!

 

성산일출봉 옆쪽으로 가서 보기로 

마음먹고, 

일찌감치 나갔지만, 역시 차들도 많고,

주차하는 데도 시간을 많이 썼다.

 

차를 대충 주차하고, 

생각해 두었던 장소로 딸의 손을 잡고 

헐레벌떡 뛰어갔다.

 

이 날도 꽤 추운 날씨였지만,

전년도보다는 바람은 약해서 

그나마 덜 추웠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해 둔 곳에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었다.

 

다들 성산일출봉 입구까지 가서 

보는가 보다.

담엔 그쪽에 가서 봐야 하나?

 

어쨌든 나와 딸은 얼른 자리 잡고,

불꽃놀이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그.... 그런데.....

카운트다운이 끝났는데도,

불꽃놀이가 시작돼야 맞는데....

시작하지 않았다.

 

아마 뭔가 문제가 생겼었나 보다.

1분 정도 지났나? 

다행히 조금은 타이밍이 맞지는 않았지만,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불발된 줄 알았던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딸은 딸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이 날은 더 가까운 곳에서 봐서 그런지,

더 스펙터클하게 보였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과 함께 보니

지난해 뭔가 허전했던 기분과 달리

더 행복하고 좋았다. 

 

딸과 함께 봐서 그런지,

이번 불꽃놀이는 더 아쉽고,

더 빨리 끝나는 느낌이었다.

 

 

2021년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꽃놀이가 끝나고 

성산일출봉을 스크린 삼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인사가 새겨졌다.

 

딸도 나도 불꽃놀이를 이렇게 가깝게

보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서울에 있을 때도 사람 붐비는 것이 싫어

여의도 불꽃 축제 같은 거

가 볼 생각도 안 했었는데,

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 와서

이렇게 딸과 좋은 추억을 하나 더 쌓게 되었다.

 

아이들과 이렇게 기억들을 하나하나

가슴속에 쌓아갈 때면

    아빠로서 왠지 뿌듯하다.  

 

한 해의 끝과 또 다른 한 해의 시작을 

행복하고 뿌듯하게 시작하는 기분은

정말 남다른 느낌이다. 

 

다 딸 덕분이다. ^^

"사랑한다~ 내 딸~"

 

새해 인사를 보고, 

나와 딸은 집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오면서,

2021년 성산일출제도 같이 와 줄꺼냐고

큰 딸에게 물어보니, 

그럴거라고 했었는데

취소되어서 너무 아쉽긴 하다.

 

대신 새해 일출 보러 가자고 

꼬셔봐야 겠다.

나부터 일어날 자신이 없긴 하지만...

 

2020년 힘든 한 해였다.

2021년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지만, 

모든 분들 힘들었던 2020년 따위 

잘 보내버리고,

2021년 기쁘고 행복하게 잘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미리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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