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7. 10:02ㆍ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
제주에 있는 멋진 해수욕장이 참 많다.
11개 해수욕장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 아이를 데리고 가서
가장 맘 편히 놀 수 있는 해수욕장을 꼽으라면
단연 표선 해비치 해수욕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곳을 가시면,
정말 어마무시하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썰물때든지, 밀물 때든지,
몸만 어느 정도 가눌 줄 아이들이 놀기에
충분한 수심에서 놀게 할 수 있다.
아이들 체력 방전시키기에 너무 좋은 조건을
가진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물이 다 빠지고 백사장 끝에서
물이 있는 곳까지 거리가 족히 500m가 넘는다.
이렇게 넓고 수심이 깊지 않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서,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뿐만 아니라
카이트서핑을 타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물론 주차장이 해비치해수욕장 측면에 있고,
그곳으로 가면 굳이 힘들게
모래밭을 오래 걷지 않아도 된다.
물이 빠졌을 때,
파도가 치는 곳까지 걸어가기에는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충분히 산책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모래가 푹푹 파이는 모래가 아니고
물이 빠지고 드는 모래이기 때문에
딱딱해서 오히려 무릎에 무리 안 주고
걷기 좋은 산책코스라고 생각된다.
(너무 나이 먹은 티가 나나요?)
사실 나도 너무 귀찮아서 물이 빠졌을 때는
굳이 파도치는 곳까지 걸어가지 않는다.
근데, 최근에 갔을 때는
바다와 하늘색이 너무 이뻐서
귀찮지만 파도치는 곳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파도치는 바닷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했으나,
옆 쪽에 물길이 나 있어 오히려 더 돌아가야 했다.
빙 둘러서 돌아가는데,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고인 듯한 물이
작은 모래 구덩이 사이에서
바람과 함께 춤춘다.
조화로운 선들이 이뻐 보이기만 했다.
멀리 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해비치 해수욕장의 속살이었다.
이런 뜻하지 않았던 바다의 모습을 보면,
너무 흥미롭고, 행복하다.
바닷가는 즐겨 찾는 편은 아니지만,
바다 나름대로의 멋을 즐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자연은 역시 대단한 아티스트들이다.
파도가 치는 곳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아름다운 라인을 그려낸 모래밭이 보인다.
여긴 파도라는 아티스트가 그려낸 곡선인 것 같다.
과연 몇 번의 터치로 이렇게 자연스럽고 편한,
이쁜 곡선을 만들어 낸 것일까 싶다.
마침내 파도치는 바닷가에 도착했다.
이 날따라 바닷가가 너무 청순해 보인다.
여름에 가는 바다도 멋지지만,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겨울바다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겨울바다여서 그런가?
유난히 맑고 투명한 바다와
파란 하늘을 만나게 된 느낌이다.
더욱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조용히 바닷가를 산책하고,
파도를 보면서 멍 때리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론 발도 좀 시리고,
손도 좀 시리니,
옷은 단단히 챙겨 입고 가야겠지만 말이다.
제주도 여행을 할 때 꼭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제주도 바람은 더욱 옷 속을 파고들기 때문에,
육지보다 제주도 기온이 높다고 무시하면
바람이란 놈한테 된통 당하기 쉽다.
절대 제주도 날씨 예보에 나오는 기온만 보지 마시고
바람 부는 것도 함께 체크해서 옷을 입으셔야 해요.
저는 5월까지 두꺼운 외투를 꼭 챙겨서 다닌답니다.
오늘 제주도 코로나 확진자가 13명이 한꺼 번에
나와 146명이 되었습니다.
최근 2주 동안 나온 확진자 수가
지금까지 몇 달 동안 나온 확진자 수를 넘어서서
지역사회는 긴장을 초긴장을 하고 있어요.
어제오늘만 해도
고등학생이나, 읍사무소 직원 등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N차 감염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더욱 걱정이랍니다.
여러분들도 답답하시겠지만,
언택트 여행을 당분간 해 보시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해요.
만약 제주에 오셨다면,
더 이상 청정지역이 아니니,
각별히 조심하시고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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