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필요로 하는 직종은?

2023. 12. 22. 15:25어쩌다 얻어걸린 제주에서/제주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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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나 육지에서 특별한 기술이 없이 내려온 저 같은 사람들은 취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몸을 쓰는 곳은 그래도 취직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수입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발전이 없습니다. 제주에서 뭔가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살고 싶다면, 그래서 몸 쓰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주에 내려오면 잘 살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주도에서 돈벌기 원하시는 분들께, 그리고 저처럼 경제적으로 불안한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좀 써 볼까 합니다. 일단 저처럼 제주도 와서 육지에서 가졌던 직업과 연관된 직업을 찾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물론 디자인 쪽 일을 하신 분들이나 프로그래밍 쪽 하시는 분들은 제주에 살면서도 프리랜서로 육지 일을 얼마든지 하실 수 있긴 하지만, 그것도 뭔가 믿을 만한 연결고리가 있을 때 지속가능하지, 그렇지 않으면, 좀 더 손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는 새로운 인력을 고려하기 십상입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에 서울에서 게임 개발하시던 분은 제주에 와서 주식 데일리 트레이닝을 하시면서 돈을 버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얼마간의 여유자금과 목돈이 있어야 하며, 항상 트레이닝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아니면, 카페나, 펜션을 많이들 고려하시고 오십니다. 제가 제주로 온 2015년 때엔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들 생각하시고, 제주도에 와서 많은 돈을 투자해 땅을 사고 카페나 펜션을 직접 지어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 때가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았던 때이기도 하고, 그 덕분에 제주 부동산 가격도 2015년부터 2017년초까지 1~2년 사이에 최소한 2~3배는 올랐습니다. 

물론 2011년 2012년에 비하면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2000년 초반에만 해도 평대니, 세화니, 바닷가 쪽 토지가 평당 5만원 10만원하던 것이 지금은 평당 200만원 짜리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만큼 제주도 부동산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2019년 정도 되면서 제주 경기가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몰려왔던 사람들의 증가세는 둔화되었고, 제주에 왔던 사람들도 다시 육지로 돌아가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육지사람들이 제주와서 할 수 있는 경제적인 활동이 쉽지 않았으며, 그나마 여유 있어 카페나, 펜션 운영을 하시던 분들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생각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주에서 돈을 벌고 살고 싶다면 눈높이를 낮추던가 좀더 준비를 하고 내려와야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제주로 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눈높이를 낮추면 먹고 사는데는 지장 없다

저의 이야기가 제주에 내려와 살고 있는 분들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저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 제주에 와서 사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분위기도 좋았는데, 어느 날 의도치 않은 큰 사건을 계기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정말 어렵게 땄는데, 따서 개업을 하고 보니,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직하게 공인중개사로서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성격이 좀 예민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계약을 하는 과정도 힘들지만, 계약한 이후에 발생되는 하자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주변에서는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그게 저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조경에 관한 책을 읽고 조경이라는 직업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조경회사에 소속되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해서 조경기능사와 조경산업기사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하지만, 조경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이 일은 그 전에 제가 원하던 풍경을 만드는 그런 조경가의 역할이 아니라, 일당으로 막일하는 일에 그쳤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은 그렇지 않은 조경회사가 있긴 하겠지만, 저의 현실은 막일였습니다. 이렇게 발전 없이 노가다 스킬만 늘려가는 것이 제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민하면서 지금은 좀 더 자유롭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지금까지 지게차, 굴착기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굴착기도 자격증이 있어도 초보는 잘 안 쓰기 때문에 어디가서 일을 배우면서 돈을 받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나마 지게차 자격증 있는 사람을 뽑는 곳은 가끔 눈에 띄는데, 굴삭기 면허증이 있어도 초보를 구하는 곳은 거의 못 봤습니다.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일당은?  

그렇다면 과연 제주에서 어떤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요? 눈높이를 낮춰서 그냥 인력사무소에 등록하고 일당으로 돈을 받으면서 일하시면 먹고 사시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조경일을 하시던, 귤을 따시던, 무세척장 일을 하시던 일이 꽤 많습니다. 육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일손이 항상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나마 중국 친구들이 많이 와서 그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저도 조경회사에서 일을 해 보면서 많은 중국 친구들과 일을 해 봤는데, 중국 친구들이 힘이 쎄서 일은 잘합니다. 그런데, 정말 계속 꾸준하게 일하는 친구들은 몇 안됩니다. 안 보면 좀 요령을 많이 피우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경일할 때 꽤 애를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한국분들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도 잘 통하고 일도 성실히 하십니다. 그래서 한국 인력은 만원 정도 더 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당으로 일하는 곳들은 보통 13만원에서 17만원 정도 받고 일을 하게 됩니다. 제가 다닌 조경회사는 일당 13만원에서 시작해 좀 숙련된 분들은 15만원까지 줬습니다. 제가 나와서 다른 조경회사 일을 도와줄 때는 하루 기본 17만원이며 19만원까지도 받습니다. 


봄에 귤나무 전지한 것들 파쇄작업이나, 감자 밭 갈고 고랑파는 일이 들어옵니다. 이때는 일당 15만원 정도 받고 일을 합니다. 물론 조경 일이든 파쇄작업이나, 감자고랑 파는 일 등을 하게 되면 일당과 함께 점심 식사와 새참도 따로 줍니다. 

 

최강 난이도 무세척장 아르바이트

제주에서 겨울이 되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일거리가 귤 선과장일과 무세척장 일입니다. 저도 제주 온지 만 9년이 되어 가는데, 무세척장 일은 이번에 처음 접했습니다. 일당은 15만원입니다. 무세척장일은 남자들은 세척한 무들이 레일을 타고 쭉 내려오면 아주머니들이 무를 8~9개, 10~12개, 13~15개, 그 이상 등 크기에 맞춰서 무를 넣는 박스에 넣어줍니다. 보통 20kg 내외인데, 일반적으로 개수가 적게 들어갈수록 박스의 무기가 더 무겁습니다. 그럼 그 박스를 팔레트에 9단까지 쌓아주면 되는데, 7단까지만 쌓아도 높이가 1m80cm 정도가 됩니다. 거기에 2단을 더 쌓아줘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군대생활 빼고, 살아오면서 한 일 중에 가장 힘든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게다가 관절이 약해서 손목, 팔꿈치, 발목, 허리까지 다 아팠습니다.

일과는 아침 6시 40분까지 무세척장으로 출근해서 준비하고 7시부터 시작, 8시 30분까지 일하고 30분간 아침 새참을 먹습니다. 주로 국수나 컵라면 면류를 줍니다. 그리고 9시부터 12시까지 쉬지 않고 일합니다. 생각보다 정신없이 일이 돌아갑니다. 물론 운이 좋으면 좀 덜 바쁘긴 한데, 그런날도 다른 일과 비교하면 일의 강도가 꽤 센 편입니다. 

점심 먹고 1시부터 다시 오후 일과 시작입니다. 오후 2시 30분 정도가 되면 간식을 먹고 30분 정도 쉽니다. 그리고 3시부터 5시까지 또 열심히 박스를 나릅니다. 채워진 무 박스를 팔렛트에 쌓는 것뿐만 아니라, 틈틈이 아주머니들이 넣을 박스나 팔레트를 작업하는 곳까지 옮겨다 놓아야 합니다. 일을 할 때는 정말 물 마시는 시간도 없을 정도입니다. 정말 정신없이 박스를 날라야 합니다. 아마 무세척장에서 일하신 분들은 웬만한 일은 다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세척장 일은 레일에 나오는 무를 박스에 담아주면 팔렛트에 정신없이 쌓아야 합니다

 

제주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직종은?

그렇다면 제주도에서 가장 필요로하는 직종은 무엇일까요? 지금 제가 열심히 새로운 일들을 알아보고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직종이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기 쪽 일이고, 다른 하나는 목수 일입니다.

제 주변에 아는 형님도 뒤늦게 목수일을 시작하셨는데, 꾸준하게 일을나가십니다. 자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일당 25만원 30만원 정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숙련도가 높을수록 일당이 높아지고 찾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기 쪽일입니다. 전기 분야가 워낙에 광범위하다 보니까, 많은 곳에서 전기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전기는 기본적으로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있어야지 취업 가능한 것 같습니다. 연봉은 대략 3,000만원 전후인 듯합니다. 만약 제가 제주로 온 9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전기나 목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일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건 제가 현제 제주에서 잡서치를 하면서 보고 느낀 바를 토대로 제주에서 지금 가장 손쉽게 취직할 수 있는 직종에 대해 느낀 것을 쓴 것이라 아마 저와 의견이 다른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이런 직종은 경력이 지나면 숙련도도 높아지고 해서 단순히 일당을 받고 일하는 것보다는 본인에게 경제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주에서 전기를 배우고 싶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도 늦었지만, 전기를 배우고 싶어서 좀 알아봤습니다. 전기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4가지입니다. 

 

1. 한림공고입학

한림공고는 공업계역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여기에 전기과가 있습니다. 이는 물론 입학 가능한 어린 학생들만 가능하겠습니다. 

2. 한국폴리텍대학 전문기술과정(1년)

폴리텍 대학 전문기술과정에 입학하는 것입니다. 전기시스템제어과가 있으며, 1년동안 전문기술과정을 다니면서 전기기능사, 전기공사(산업)기사, 소방(산업)기사, 전기(산업)기사,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태양관발전산업기사, 승강기(산업)기사 등 전기 관련된 다양한 자격증 취득과 이론,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폴리텍대학 전기기술사과정에 지원해서 며칠전에 면접을 보고 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오늘까지 등록하는 것이었으나, 계획이 바뀌어서 이번 폴리텍대학에는 입학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지난 번에 폴리텍대학에서 굴착기와 지게차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꽤 재밌게 다녔던 것 같습니다. 폴리텍 대학에서 전기기술사과정을 들으신다면 좋은 것이 전기와 관련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해 준다는 점입니다. 구내식당에서 주는 점심이 무료이긴 하지만 꽤 맛있습니다. 그리고 교통비도 지원해 줘서 돈을 받으면서 1년 동안 학교에서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하기도 편해 저같이 멀리에서 다니시는 분들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폴리텍대학 전문기술과정 1차 지원 및 합격자 등록은 오늘 2023년 12월 22일까지이지만, 2차 지원을 지금 받고 있습니다. 2차 지원은 2023년 2월 13일까지 입니다. 지원 절차도 홈페이지를 통해서 간단하게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으니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원을 하게 된다고 모두 입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면접을 한번 보게 됩니다. 면접은 본인이 왜 지원하게 되었는지 물어보는 정도여서 어렵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생각을 편하게 면접보시는 교수님들께 전해드리면 됩니다. 제가 본 1차 면접에서는 20~30대 젊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저도 합격한 것 보면 나이가 중요하게 반영되지는 않는 것 같으니, 나이가 많다고 주저하시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전기시스템제어과 외에도, 소방시스템과, 자동차과, 소프트웨어융합디자인과, 그린에너지설비과 등도 있으니, 본인의 계획에 맞춰 지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직업전문학교

직업전문학교는 직업훈련포털 HRD-Net을 통해서 검색을 하면 전기기능사나 전기기사와 관련된 수업을 하는 훈련기관들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전기기사같은 것은 원격수업을 하는 곳들이 있으며 전기기능사 관련해서는 직접 학원으로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번에 직업훈련포털 HRD-Net에서 검색해 직업훈련과정을 찾아봤습니다. 개강은 2023년 12월 27일이며, 2024년 7월 23일까지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옥내전기공사 현장 실무자 양성 및 전기기능사 취득과정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내일배움카드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무료로 전기 관련 훈련을 수강하실 수 있으십니다.

내일 배움 카드가 없으신 분들도 자격만 충족되면 손쉽게 내일배움카드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다음에 공유드리는 국민내일 배움 카드 신청 및 사용법 클릭해 보시면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4. 직접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움

마지막 방법은 전기관련 직종에 바로 취업해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 동네에도 현장에서 직접 일하면서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전기 관련 업무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좀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성인이 되어서 전기 관련된 훈련을 받고 싶다면, 한국폴리텍대학이나, 내일배움카드를 통한 직업훈련포털 HRD-Net을 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전기기능사 나아가서 전기기사까지 자격을 갖춘다면 좀더 좋은 조건으로 전기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에서 현재 가장 안정적으로 정규직으로 취업하시기를 바란다면, 전기기능사 또는 전기현장실무자 양성 과정을 통해서 배워보시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여성분들도 도전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하니, 여자라고 망설일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 원하시는 안정적인 제주생활 하시기를 바라며 이번 글은 여기까지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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